전쟁 중에도 '초코파이' 대박…오리온·롯데, 러시아서 웃었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2.11.1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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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오리온 매출 103.4%↑, 롯데제과도 62.3%↑… 가격 20% 인상·수요 증가 등 영향

전쟁 중에도 '초코파이' 대박…오리온·롯데, 러시아서 웃었다


오리온과 롯데제과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오리온 (92,100원 ▼400 -0.43%)의 경우 지난달 러시아법인의 매출 증가율만 129%에 이른다. 원재료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과 더불어 러시아 내수 식품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오리온 러시아법인의 3분기 매출액은 62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03.4%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181.5% 증가했다. 지난달에도 오리온의 러시아법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43억원, 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9.2%, 172.2% 각각 급증했다.



롯데제과 (132,000원 ▼100 -0.08%) 러시아법인의 3분기 매출도 23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62.3%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억원 많아졌다.

두 회사 모두 러시아법인의 제품 가격 인상과 수요 증가에 따른 생산설비 증가를 호실적의 이유로 꼽는다. 오리온의 경우 지난해 10월 러시아법인에서 제품 전 품목 가격을 약 7% 올렸고 지난 4월에도 약 20%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제과도 지난 5월 러시아에서 제품 가격을 평균 20% 올렸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루블 화폐의 변동성 확대와 수입원자재 가격의 급등, 물류비 인상 등 때문이다.



러시아 내 초코파이 등 제품 수요가 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오리온은 러시아 내 수요 증가에 맞춰 지난 6월 말부터 뜨베리 신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3분기 러시아 내 2개의 오리온 공장 가동률은 평균 132.2%에 달했다. 지난 9월에도 공장 가동률 평균이 138%였다. 오리온 관계자는 "기본 생산량에 초과 근무를 통해 제품을 추가로 더 생산해낸 것"이라며 "전쟁과 무관하게 러시아 현지 시장에서 초코파이와 비스킷류 등의 수요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도 러시아에서 수요 증가에 맞춰 올 초 초코파이 생산 공장에 340억원을 들여 증설했다. 올해 러시아 시장에서 20% 이상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후 롯데제과의 러시아법인 매출이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3분기 누적 러시아법인 매출액은 5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6% 늘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전쟁이 식품 소비에 큰 영향이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쟁 직후 폭락했던 루블화 가치가 회복된 점도 양사의 러시아법인 실적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때 달러 당 루블화 가치는 84루블이었고 이후 지난 3월초 158루블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60루블 선으로 오히려 화폐 가치가 더 높아졌다.


양사는 매출 증가세인 러시아 사업에 더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오리온은 4분기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해 공급량을 늘리고 거래처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제과도 신규 증설 설비의 생산성을 높이면서 판매 확대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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