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등 8명이다. 이들은 토목건설과 교통인프라 친환경에너지 활용 등 미래형 신도시 '네옴시티'(NEOM) 맞춤 무기를 장착하고 차담회에 나섰다.
빈 살만 왕세자는 4개 그룹 총수들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최첨단 초거대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네옴시티는 사막 한가운데 초현실적 신기술을 실현할 첨단 토목건설 기술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가 핵심이다. 5000억달러 규모로 알려졌지만 최종 건설을 위해선 1조달러가 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보기술(IT)와 항공모빌리티, 의료 등 사업 기회가 몰려있어 한마디로 '제 2의 중동붐'을 일으킬 노다지로 여겨진다.
빈 살만 왕세자가 머무르는 롯데호텔엔 차담회를 앞두고 이날 오전부터 외부인의 시선을 막기 위한 병풍과 흰색 천막이 들어섰고, 소총으로 무장한 경호원이 곳곳을 지켰다. 총수들도 회동에 앞서 안전과 방역에 대한 사전 조치를 받았다.

정의선 회장은 네옴시티 도시모델에 포함된 도심항공교통(UAM) 등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미래 모빌리티, 로보틱스, 수소 모빌리티 등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해당 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만큼 이번 기회가 성장성을 가늠해볼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빈 살만 왕세자가 수소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만큼 현대중공업의 수소 기술 개발, 현대차의 수소차와 트램 공급 등이 왕세자의 관심을 끈 것으로 여겨진다. 현대차는 전세계 수소차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선두 기업이다. 네옴시티는 100% 그린수소와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운용을 목표로 한다. 산업계에선 이날 왕세자를 만난 4개 그룹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협력 범위가 가장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날 빈 살만 왕세자와 처음 만났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을 그룹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이번 만남으로 그간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해 온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 범위가 중동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화 그룹의 신사업인 UAM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6월 UAM 무인 시제기 비행을 목표로 공동 투자를 발표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은 빈 살만 왕세자와의 차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사우디와) 오랫동안 여러 사업을 같이 컨트럭트(계약) 해 왔고, 앞으로도 여러 가지 미래를 같이 한번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