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망쳤다면, 세상이 끝난 것 같겠지만…"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22.11.17 16:51
글자크기

혹여나 수능 시험을 망쳐 속상할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조금 먼저 살아본 이들'이 건넨 손편지 같은 말들…"세상이 무너진 것 같았는데 하나의 단계일 뿐…찬란한 젊음입니다, 스스로 많이 칭찬하고 위로해주세요"

지난해,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었던 11월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고사장을 나서며 마중나온 어머니 품에 안겨 있다./사진=뉴스1지난해,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었던 11월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고사장을 나서며 마중나온 어머니 품에 안겨 있다./사진=뉴스1


박현철씨의 생일은 11월 17일. 매년 생일과 수능이 겹치는 편이었다. 고3 생일도 수능 날이었다. 수능을 망쳤다. 울면서 집에 가는 길에 자신의 생일 케이크를 샀다. 그땐 이 시험이, 그의 인생 전부를 좌지우지할 것만 같아서 두렵고 힘들었다.

1년간 기숙 학원에서 재수를 했다. 재수해도 잘 보진 않았지만, 그래도 대학에 갔다. 그리 시간이 흘렀다.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



"수능이 끝나고 느낀 게 있어요. 주변을 보면 수능을 못 봐도, 더 행복하게 다들 아무렇잖게 잘 살고 있더라고요. 왜 그때, 수능 하나에 미쳐서 살았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시험 하나 망쳤다고 인생을 끝낼만큼 가혹하진 않아요. 정말로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수험생들 고생하셨습니다."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을 보는 동안, 그보다 먼저 수능을 본 이들에게 부탁했다. 오늘(17일) 수능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에게 건넬 이야기를, 써서 보내달라고. 혹여나 수능을 못 봐 좌절할까봐, 이제 끝이라고 잘못 생각할까봐, 더 나아가 안 좋은 생각까지 할까봐 걱정이 됐다. 위로가 안 되겠으나 글을 읽으며 다소나마 마음이 가라앉기를. 이 응원 글들을 믿어도 괜찮다. 그땐 똑같이 절박하게 수능에 매달렸을 이들이고, 그래도 삶을 먼저 살아본 이들의 이야기이니까.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 지난해 11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hwijpg@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 지난해 11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수험 기간은 나를 끝없이 채찍질하고, 검열하는 냉정한 시간 같아요. 그 가혹한 시간을 잘 이겨낸 모두에게 따뜻한 박수를 한가득 보냅니다. 자신을 다그쳐 온 지난 시간을 보내주고, 오늘만큼은 스스로에게 '그동안 잘 버텨왔다'는 말 한마디 건네어 주세요. 제일 좋아하는 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제일 보고 싶었던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자고 싶었던 만큼 깊게 푹 잠에 드는 밤이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보낼 수 있길 바랄게요. 시험보다도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을 지나온 모두에게 사랑을 전합니다.(서성현님)






10여년 전 수능을 봤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당시엔 수능이 무슨 인생 종착역인 줄 알았어요. 그게 끝이고 잘못 내리면 다 망가지고 헤매고, 지금까지의 모든 게 깨져 무너져 버릴 것 같단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와 생각해 보니 종착역도 아니었을뿐더러, 종착역이 맞을지언정 그건 정말 '역' 자체에 불과하더라고요.

여행이 공항에 도착해서부터 시작이듯이, 수능도 끝나면 그때부터 진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지금 수험생분들보다 아주 쪼오끔 더 살고 돌이켜보니 그렇더랍니다. 우리 모두 그 역에서 내려서 환승도 할 수 있고,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 갈 수도 있고, 산책도 할 수 있고, 숨넘어가게 달릴 수도 있고, 멈추어 밥 먹고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어요..!

그러니 부디 모두가 끝이라 생각 말고 새로운, 또 다른 시작이라 생각하길 바라요. 그 무렵엔 이런 위로도 으레 하는 말로 들렸던 것 같은데, 지나고 보니 사람들이 다 같은 말을 한다면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때가 많더라고요.


그러니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상투적인 말일지라도 믿고 자기 스스로에게 이야기 해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은 못 믿어도 자기 말이라면 믿을 용기가 날 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누구도 결과 때문에 사랑받아 마땅한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우리는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수험생들에게 진심을 담아 전하고 싶습니다. (남혜지님)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즉 네 선택이나 노력이 헛수고로 끝나도록 운명 지어져 있다 하더라도, 그래도 너는 조금도 어김없이 너인 거고, 너 이외의 아무도 아닌 거야. 너는 너로서 틀림없이 앞으로 전진하고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살아가면서 전부인 줄 알았던 것의 대부분은 전부가 아니더라.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돼. 우리를 넘어지게 하는 건 언제나 태산이 아닌 작은 돌부리라는 걸 잊지마! 인생의 첫 번째 돌부리를 무사히 넘은 걸 축하해.(연우 언니)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8일 오후 부산 수영구 부산동여자고등학교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8일 오후 부산 수영구 부산동여자고등학교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우리 딸, 괜찮아!! (moon님)




일단 어려운 시험 치르느라 정말 정말 고생 많았다는 말 꼭 해주고 싶어요. 오늘은 아무 생각 말고 그냥 다 내려놓고 푹 쉬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당장은 이 시험이 전부고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으면 다 끝난 것 같겠지만, 좌절하고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인생 살아보니 대학이 중요하지 않다고는 못하겠지만…혹여나 1년 더 한다고 해서 뒤처지는 거 절대 아니니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아요.(서미선님)




수능 날이면 아직까지도 감정이 요동치는 걸 보면, 수험생 시절 난 꽤나 수능에 진심이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론 가족의 기대에도, 학교에 기대에도 부응하지 못하는 수능성적을 받았다. 당시에는 너무나도 우울하고 나 자신이 한없이 무능하게 느껴졌다. 하나둘 합격통지서를 받는 친구들 앞에서 맘껏 기뻐해 주지도 못했고 내 처지에 맘껏 슬퍼하지도 못했다.

그렇게 내가 나를 가장 미워했던 시간이 흘러갔다. 수험생활에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난 정말 잘 살아가고 있다. 이제 와 보니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할 일, 빛날 수 있는 일은 어디에도 있더라. 시험이 끝나고 당장 너무 힘이 든다면 그건 그대로 버텨보고 내일을 준비해보면 어떨까 싶다. 내일을 준비하는 데 남들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사람으로서 조금 늦어도 괜찮다는 것은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다. 모두 수고했고 자신을 너무 탓하지 말기를. 누구보다 열심히 했을 모든 수험생들의 내일을 응원합니다 :)(금예은 독자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며 포옹하고 있다./사진=뉴스1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며 포옹하고 있다./사진=뉴스1



고생했어. 괜찮아. 오늘은 푹 쉬고 재밌게 놀아. 수능 잘 못 봤다고, 소중한 네가 잘못된 건 아니야.(드로잉유님)




수능이 끝난다고 꽃길이 펼쳐지진 않지만, 오히려 더 험난한 인생이 펼쳐지지만...수능만을 바라보고 살았던 3년보다 스스로 여러 목표를 세우고 향하는 과정에서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긴 터널을 지나 빛을 봤다고 생각했는데 또 터널에 갇힌 느낌을 받을 때도 믾겠지만요. 절대 좌절하지 말고 꿋꿋하게 함께 버티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파이팅!(해으니님)




6년 전 수능날엔 대학이 인생의 전부일 줄 알았는데, 6년이 지난 오늘은 대학, 수능이 전부가 아니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인생은 생각보다 더~길고 놀라울 만큼 빠르게 지나가니, 수능이라는 변수 때문에 너무 자책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기회는 내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마법처럼 찾아오니까 파이팅.(수지님)




수능이 끝나면 세상이 끝나는 거 같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요. 심지어 재수 시절도 다 젊은날 열심히 산 추억이고요. 좋은 친구들도 만나고, 가끔 꿈에 나오는 그리운 기억이 되더라고요. 결과가 뭐가 됐든 앞으로 새로운 일, 즐거운 경험이 무궁무진 펼쳐질 20대가 시작된 걸 축하해요. 부러워요. 원치 않는 결과는 훌훌 털어버리고 조금만 놀고 새로 시작하면 돼요.(쑤쑤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한 수험생이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있다./사진=뉴스1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한 수험생이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있다./사진=뉴스1



어떤 선택이든 그대의 시간에 대한 최선이었고, 그대는 그 순간에 최선이었다. 어떤 길을 걷든 그대의 인생에 박수를 보낸다. 정말 수고했다.(백수현님)




그동안 수능 준비하느라 고생 많았어. 시험을 마음처럼 못 봐 많이 속상하겠지만, 수능이 전부는 아니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 오늘이 네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많은데. 수능보다도 지금 네가 하고 싶은 거 하는 날들이 많았으면 좋겠어. 지금 하고 싶은 거 못하면 나중에 정말 후회하게 될 테니까. 앞으로 너의 앞날을 응원할게.(성근님)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한 어머니가 수험생 딸을 격려하고 있다./사진=뉴스1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한 어머니가 수험생 딸을 격려하고 있다./사진=뉴스1
수능 너머에 더 큰 세상이 있습니다. 살아보면 수능보다 더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우선은 여기까지 잘 견뎌온 스스로를 많이 칭찬해주고 위로해주세요. 앞으로의 매일이 빛나리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마세요. 이제는 성인으로서 단정하고 건강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고현경님)




긴 시간 참 고생 많았어! 과정과 결과 모두 중요하지만, 오늘 하루 마음처럼 풀리지 않았다고 해서 그간 너희 노력과 시간을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혹여나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죄송한 마음을 갖는다면 그마저 접어두고 온전히 스스로 위로해주길 바랄게.

지금이 지나면 수능이 너희 인생에서 얼마나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했는지 알게 될 거야. 지난 오늘이 시험을 못 본 것 같아 너무 아쉽고 힘들겠지만 다가올 앞날이 너희를 기다리고 있고, 그걸 응원해주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것도 기억해주면 좋겠어.??

그러니 훌훌 털어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저녁이 되길 바랄게 ! 고생했어!(영주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학부모와 포옹하고 있다./사진=뉴스1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학부모와 포옹하고 있다./사진=뉴스1



세상 망할 것 같아도, 잘 보고 좋은 대학 들어간 친구가 성공인 것 같아도…서른 넷이 되어보니 고작 1~2년 늦어도 묵묵히 자기 할 일을 걸어간 내 자신이 결국 성공이라고 하더라고요. 첫 평가가 인생의 평가라고 생각하겠지만, 이제 인생 시작하는 단계이니 또 19년 건강히 잘 살아왔으니 좋은 출발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들어서 종종 하는 말이 '사람 앞일은 알 수 없다' 입니다. 잘나가고 성공하는 사람도 하루아침에 망할 수 있고, 그늘에 있다가 갑자기 빛을 받아 쑥쑥 성장하기도 하는 게 인생 같아요.

지금 잠시 그늘이 드리워졌다고 해서, 얼굴과 마음마저 그 그늘이 차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참으로 찬란한 젊음입니다. 분명한 건 지금 실패로 치부되는 그 경험들이 좋은 양분이 되어,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겁니다.(이원희님)




 2023년 대학수학능력(수능) 시험일인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에서 수능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어머니와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23년 대학수학능력(수능) 시험일인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에서 수능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어머니와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수능을 10년도 더 전에 봤어요. 어른들이 인생 첫 문이라고 수능을 표현하는데, 그 말이 꼭 수능을 망친 저에겐 첫 단추를 잘 못 낀 느낌이었어요. 그러나 살아보니 수능은 과정 중 하나일 뿐, 절대 인생의 모든 걸 차지하지 않더라고요. 그러니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또 하나의 과정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테니, 더 단단해질 모든 청소년들 파이팅입니다!(수아님)




지금 이 결과가 내 인생의 결과물은 아니더라.(유주님)




고3때 담임 선생님이, "이번 버스에 못타면 다음 버스에 타면 된다"고 해준 말이 기억에 남네요.(이혜원님)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한 수험생이 마중 나온 어머니와 포옹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한 수험생이 마중 나온 어머니와 포옹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바뀌고 IMF겪은 학번이에요. 지금 생각하면 참 별일 아니다라고 생각돼요. 전 피아노 전공이라 수능뿐 아니라 실기시험 공포 때문에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는데, 그조차도 뭘 그리 긴장했을까 싶어요. 주변 지인들, 재수에 삼수한 사람들도 그 시행착오 시간이 인생 살면서 별로 티가 안 나요.

시험은 망치라고 있는 거 같아요. 시험을 보는 것 자체로도 대견한 일이니,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이 결과에 너무 채근하지 않고 괜찮다 해주시는 넓은 마음이 필요할듯요. 저희 세대는 시험 못보면 죄인이었지만요. 어른들이 본인들도 못하는 걸 학생이나 자식에게 강요하지 않았음 좋겠습니다. 수능 본 학생들 그 긴 시간 시험 보느라 수고했어요!(하트고잉님)




괜찮아! 수능을 망해서 세상이 정말 무너진 것 같았는데, 그것도 그냥 하나의 단계더라고요. 앞으로 펼쳐질, 더 빛나고 아름다운 미래를 응원해. (이혜지님)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후 대구 수성구 혜화여고 교문 앞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던 수험생 아버지가 수능을 마치고 나오는 딸을 안아주고 있다./사진=뉴스1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후 대구 수성구 혜화여고 교문 앞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던 수험생 아버지가 수능을 마치고 나오는 딸을 안아주고 있다./사진=뉴스1
우선,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속상한 것도 내가 그만큼 노력했다는 증거같아요. 최선을 다했기에 아쉬움도 있겠지요.

그간에 노력한 나를 다독여주고, 오늘은 푹~자고, 향후 10년 안에선, 가장 여유로울 지금부터의 몇달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우길 바래요! 아! 그리고 지금은 인생에 수능이 가장 크게 느껴지겠지만, 이 이모의 말이 와닿지 않겠지만..ㅋㅋㅋ 살다보면 수능을 만회할(?)기회는 많답니다! 인생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니까, 내 생각만큼 못봤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말아요 :)(미림님)




2년 전에 수능을 본 21살이에요. 대학 생활 2년을 경험하고 나니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건 대학은 발판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비단 대학이 문제가 아니고, 그냥 20살의 시작은 정말 시작이고, 발판일 뿐입니다.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입학했어도 그때부터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더라고요. 학교 가서 어떻게 사느냐가 훨씬 중요하니까, 이 결과가 본인 삶을 이미 결정해버렸다고 생각하지 않길. 인생은 정말 길고, 저에게도 정말 많은 기회와 시간이 남은 만큼 여러분한텐 더 무궁무진한 길이 열려있습니다!!

10대가 끝나고 20대를 맞이하는 친구들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고 응원합니다. 지금까지 그 많은 중압감과 그 많은 절망을 넘기고서도 꿋꿋하게 나아가고 견딘 여러분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에요. 지금까지 한 고생과 인내와 느꼈던 슬픔, 좌절 하나하나 잊지마시고 꼭꼭 담아 기억하세요. 인생을 살면서 또 다른 역경이 왔을 때 지금을 기억하고 나를 믿으면서 다시 이겨내실 수 있을 겁니다. 정말 정말 수고하셨어요 !!(이영주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수능 본지 20년이 됐네요. 수능 시험 때마다 늘 듣는 게 "올해가 최악이었다"는 말이었던 거 같아요. 쉬우면 경쟁률이 세서, 어려우면 점수가 안 나와서 최악인 그 시험을 위해, 수년을 준비한 학생들에겐 해방감과 좌절감이 동시에 오겠죠. 제가 수능 봤을 당시 역대급 어려웠던 1교시였고, 1교시가 끝나자마자 옆 학교에서 수험생 한 명이 채 시험을 다 치르지 않고 생(生)을 등졌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어요. 세상은 훨씬 살만해지고 살아 볼법한 세상이 됐지만, 그 아이는 누리지 못한 거지요. 못 봤다고 슬픈 마음 갖는 아이들이 제발 올해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보람님)




인생에 중요한 시험인 것은 맞지만, 이 시험 하나가 인생을 좌지우지하지도 않고, 앞으로의 인생을 정하는 게 아니니까. 절대 좌절하지 말고 씩씩하게! 고생 많았습니다♥(고고유카리님)




긴장하며 수능을 마친 자기 자신에게 꼭 "수고했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저도 인생을 아직 길게 살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먼저 겪어보니 필요한 과정이지 필수적인 과정은 아니었단 생각이 들어요. 아쉬움 가득한 마음이 들 수 있지만 자책하지 말아요.인생의 어떤 선택을 하든 본인을 믿고, 날 믿어주는 주변 사람을 믿어봐요. 수능을 준비하고 치르느라 너무너무 고생했고,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익명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8일 오후 부산 수영구의 한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뉴스1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8일 오후 부산 수영구의 한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뉴스1



저는 3수를 하고 올해 대학에 들어온 22살입니다. 외로운 싸움이었고, 제가 원하는 학교에 가지 못했을 땐 실패한 인생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듯 했습니다. "비록 가고자 하는 길은 못가더라도, 또 다른 길이 있을 거야"란 학교 선생님의 말씀 덕분에 일어섰어요. 지금은 또 다른 길을 찾아 만족하며 가고 있습니다.

혹여라도 만족할 성적이 나오지 못해 마음 아파하는 학생들에게, 이 말을 들려주고 싶었어요. 결과가 잘 나오지 못해 아쉽기도 하고 눈물나기도 하지만, 지금보면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란걸 말해주고 싶어요. 다른 좋은 길도 충분히 많아요. (호진님)




수능 성적이 당신의 가치를 매기게 두지 말자. 당신은 지긋지긋한 입시, 주입식 교육, 평가, 등급제에서 오늘부터 해방이다. 그 지긋지긋함을 버텨온 당신은, 충분히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겨우 수능 성적에 일희일비하지말자. 한국의 입시를 버틴 당신은 무한한 잠재력과 참을성을 지녔다. 당신은 단단한 사람이다. 이제 그 진가를 찾아보자. 지금부터 시작이다. 그동안 수고했지만, 앞으론 즐겨보자. 당신의 인생을.(히라님)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사진=뉴스1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사진=뉴스1



수능은 그 사람의 일부를 평가할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익명님)




수능본지 7년이 지난 지금 기억에 남는건, 수능 점수나 등급이 아니라 그날을 위해 노력했던 모습과 과정이더라고요. 수능 점수나 결과에 너무 상심하지 말아요. 시험 준비하며 고생한 나 자신, 주변 친구들 격려하며 마무리하면 좋겠습니다. 모든 수험생들 고생했습니다.(제로 웨이스트 노트님)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괜찮아, 잘 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임지원님)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