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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부자가 고통 당하는 침체…어떻게 투자해야 할까[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2.11.17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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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월마트월마트




미국 소매업체인 월마트와 타겟의 상반된 실적이 미국 경제의 '화이트칼라 침체'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경기 둔화로 인한 타격이 저소득층보다 사무직 고소득층에 더 집중돼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최근 대규모 감원이 고소득 기술기업 위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타겟은 16일(현지시간) 시장 기대에 미달하는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10억달러로 1년 전 20억달러 대비 50% 급감했고 주당순이익(EPS)은 1.54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2.16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매출액은 265억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264억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하지만 의류와 인테리어 제품, 가전제품 등 재량적 소비 품목의 매출은 부진했다. 타겟은 4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도 하향 조정했다.

타겟은 실망스러운 실적으로 이날 주가가 13.6% 급락했다. 베스트바이가 7.2% 떨어지는 등 다른 소매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타겟의 실적은 전날 할인점인 월마트와 대조를 이뤘다. 월마트는 회계연도 3분기 EPS가 1.50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32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액도 1528억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477억달러를 상회했다. 월마트는 4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도 상향 조정했다.

월마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존 데이비드 레인리는 콘퍼런스 콜에서 "높은 연료비와 10% 중반대에 달하는 식료품 인플레이션으로 가계 예산이 빠듯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일상 필수품 위주로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인플레이션이나 경기 둔화로 소비자들이 가계 예산의 상당 부분을 필수품 구입에 지출하면서 저가 제품을 찾게 되는 시기에 수혜를 입는 경향을 보여왔다. 반면 타켓은 고소득층이 많이 이용하는 소매업체로 매출액이 주로 의류와 인테리어 제품 등 재량 소비제품에서 창출된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월마트와 타겟의 대조적인 실적에 대해 고소득층이 현재의 경제 환경에서 더 크게 타격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소비자들이 전체적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16일 발표된 10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1.3% 늘었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1.2% 증가를 웃도는 것이다.

10월 소매판매도 인플레이션으로 가격이 오른 연료와 식료품에서 늘었다. 반면 자동차와 가구, 외식 등 재량적 소비제품의 판매는 줄었다.

다만 10월 소매판매 증가의 일부는 허리케인 이안으로 파손된 건물을 재건하면저 건축자재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었다.

배런스는 고소득층이 소비를 줄이는 이유를 기술기업 위주의 대량 감원과 증시 침체에서 찾았다.

고용동향 조사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올해 기술산업에서만 5만9000명의 감원 발표가 있었다. 기술기업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전문 사무직 등 고소득 직원이 주류를 이룬다.

또 주식은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이 압도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PGM 글로벌은 16일 보고서에서 "고소득층이 감원의 칼날을 정면으로 받고 있는 가운데 대형주 비중을 확대했던 투자자들도 투자 수익이 빠르게 줄며 비슷한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며 "지금은 부자들의 침체"리고 지적했다.

물론 인플레이션의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는 소비자는 저소득층이다. 소득에서 생활 필수품 지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또 경제가 침체에 빠질 때 저소득층은 의지할만한 저축이나 자산도 거의 없어 생계 위험을 더 크게 느낀다.

그러나 미국의 고용시장이 강세를 지속하면서 저소득층의 소득은 계속 오르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때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에 비해 더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배런스는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부자들의 침체가 주식 투자자들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는 증시가 지속적인 랠리를 시작하기까지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는 점이다. 기술기업의 엔지니어 등 고소득층이 주요한 감원 대상이 되고 있는 만큼 주식에 대한 수요는 줄 수밖에 없어서이다.

둘째는 자동차와 의류, 가전제품, 가구 등 재량적 소비주는 당분간 실적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투자를 준비해야 할 때라는 점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의 벤처캐피탈들은 기술기업 직원들이 올해 수만명씩 직장을 잃는 현재 상황이 고통스럽긴 하지만 동시에 기회라고 지적했다,.

TSVC의 창업 파트너인 유진 장은 "기술산업은 지난 13년간 엄청난 호황을 누려왔고 지금은 리셋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C2 벤처스의 창업 파트너인 크리스 커닝햄도 "지금 기술산업에서는 리셋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블럼버그 캐피탈의 데이비드 블럼버그는 "감원은 스타트업들이 고급 인력을 확보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며 "산업을 주도하는 많은 기술기업들이 경기 하강기에 탄생했다"고 말했다.

산업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성장 모멘텀을 잃고 쇠락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새롭게 부상하는 유망 기업도 등장한다. 기술산업이 재조정되는 지금은 향후 새로운 혁신과 호황을 준비하며 어떤 기업이 떠오르는 스타가 될지 공부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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