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더해 시타글립틴과 당뇨병 치료에 가장 널리 쓰이는 성분 중 하나인 메트포르민을 섞은 허가 품목은 200개가 넘으며 디파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 복합제도 4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복합제 경쟁에 불이 붙은 배경은 '특허 만료'다. 최근 허가를 받거나 개발이 진행 중인 복합제 상당수의 성분은 시타글립틴과 다파글리플로진인데 이 성분으로 제조한 오리지널 의약품 자누비아와 포시가는 당뇨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쌍두마차다. 두개의 오리지널 의약품 관련 품목의 연간 국내 원외처방액은 25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자누비아의 물질특허는 2023년 9월 만료되며 포시가의 경우 두 건의 물질 특허가 각각 2023년 4월과 2024년 1월 만료된다. 해당 시점에 맞춰 관련 성분이 포함된 복합제를 내놓아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 현재 진행중인 경쟁의 배경인 셈이다.
당뇨환자 증가에 따라 시장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는 점도 경쟁 격화의 배경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당뇨병 진료 인원은 2017년 286만6540명에서 2021년 356만4059명으로 24.3% 증가했다. 당뇨병으로 인한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2017년 2조 2286억 원에서 2021년 3조 2344억 원으로 45.1% 급증한 상태다.
질병관리청 조사에서 당뇨는 사망을 유발하는 주요 만성질환으로 꼽히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만성질환 관련 주요 현황 통계집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국내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전체 사망의 79.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진단을 받으면 대부분 '죽음'보다 '관리'를 떠올리게 마련인 당뇨도 2.8%로 사망원인 주요 단일질환으로 꼽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환자 입장에서 복약 편의성이 높은데다 각각의 약을 먹는 것 보다 가격도 저렴하기에 복합제가 대세가 된 것은 맞다"며 "하지만 최근 경쟁은 어느 때 보다 치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