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tvN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이하 ‘연매살’)는 일은 프로, 인생은 아마추어인 연예인 매니저들의 하드코어 직장 사수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곽선영이 연기하는 천제인은 현장 매니저로 일을 시작해 어느덧 14년 차가 된 매니지먼트 팀장이다. 목표가 정해지면 일단 달려들고, 다혈질에 직감에 따라 충동적으로 일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아무리 가능성 낮은 일이라도 끈질기게 버티고 부딪혀 반드시 이뤄내고야 마는 승부욕의 화신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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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연매살’ 한국판 제작 소식이 알려졌을 당시 많은 이들의 관심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리메이크 작품을 향한 시선이 으레 그렇듯 원작과 얼마나 비슷하게(혹은 다르게) 리메이크 될 것인지, 그리고 이 드라마는 얼마나 많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말이다. 전자는 2015년부터 프랑스에서 인기리에 방영돼 국민 드라마로 등극한 동명의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는 까닭이고, 후자는 연예계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우리나라 시청자에게 이렇다 할 관심을 받지 못한 탓이 크다. 엔터테인먼트 회장이 죽은 이후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을 비롯해 주요 캐릭터의 설정 대부분이 원작과 비슷하다. 다만 필자가 한국판 ‘연매살’의 시작부터 강렬하게 느껴진 건, 곽선영이 쓴 치트키에 제대로 맞은 한방이 얼얼했기 때문이다. 완벽해 보이지만 어딘가 부족하고, 잘하는 듯하지만 허점이 드러나는, 작은 차이로 자신의 캐릭터를, 나아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것. 아직 두고 봐야겠지만, 시작만으로는 분명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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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그를 기억하겠지만, 곽선영은 2006년 뮤지컬 ‘달고나’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에도 뮤지컬 ‘사의 찬미’ ‘러브레터’ ‘빨래’ ‘궁’ ‘노트르담 드 파리’, 연극 ‘두근두근 내 인생’ ‘렁스’ 등 다수의 작품을 거쳐 드라마로 시청자와 만났고 지금에 이르렀다.
특히 드라마 ‘남자친구’ 장미진과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익순에 이어 ‘구경이’ 나제희 까지. 곽선영의 드라마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캐릭터 대부분은 심지가 곧고 강단 있는 인물이었다. 이를 펼치는 곽선영의 연기 또한 각각의 자리에서 다르게 빛났다. 이제 4회가 막 방송된 만큼 천제인의 이야기는 펼쳐질 것들이 많겠지만, 또 다른 반짝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