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이 금리 5%…'돈 가뭄' 증권사, 발행어음으로 투자자 유혹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11.16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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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이 금리 5%…'돈 가뭄' 증권사, 발행어음으로 투자자 유혹


기준금리 인상에 발행어음 금리도 덩달아 치솟는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으로 유동성 확보를, 투자자는 고금리 투자 수단으로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활용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12조71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7조4646억원 수준에서 70% 이상 증가한 규모다.

발행어음형 CMA는 증권사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 단기 금융상품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증권사가 발행한다. 국내 증권사 중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에서 발행 가능하다.



발행어음형 CMA는 계좌 입출금시 발행어음을 자동 매수 또는 매도하는 상품이다. 환매조건부채권(RP)형, 머니마켓펀드(MMF)형, 머니마켓랩(MMW)형 등 여타 CMA보다 금리가 높은 편이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에 발행어음 금리도 오름세다.

최근 네 개 증권사에서 발행한 1년 약정 발행어음 금리는 모두 5%를 웃돈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달 4.10%에서 5.05%로 인상했고 한국투자증권도 4.75%에서 5.10%로 올렸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금리도 각각 5.00%와 5.10%다.

특판 상품 금리는 더 높다. 한국투자증권이 토스뱅크와 제휴해 발행한 1년 만기형 발행어음 특판 상품 금리는 연 5.7%다. KB증권도 마이데이터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연 6% 약정식 발행어음 상품을 내놨다.


만기가 정해지지 않은 수시입출식 발행어음 상품은 미래에셋증권이 3.65%,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이 각각 3.55% 금리를 제공한다. 1년 약정형 상품보다 낮지만 케이뱅크(2.7%), 카카오뱅크(2.6%) 등 인터넷전문은행 파킹통장 금리보다는 높다.

발행어음형 CMA는 별다른 가입 조건이 없다.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경우 고금리 예·적금 상품 가입을 위해 특정 신용카드 사용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단기자금시장 경색 국면에 증권사는 발행어음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로 증권사들은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발행어음은 은행 예·적금처럼 예금자 보호 대상은 아니다. 자산 가격이나 환율, 신용등급 변동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신용도 높은 초대형 증권사가 발행하기 때문에 부도 위험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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