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기 모바일AP 평균 가격 전년 대비 80%↑ 15일 삼성전자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3분기 모바일AP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0% 올랐다. 모바일AP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셋(시스템 반도체)이다. 컴퓨터의 CPU(중앙처리장치)처럼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도 약 10% 상승했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있었지만 삼성은 갤럭시Z폴드4·플립4 출고가를 전작 수준으로 유지했다. 갤럭시Z폴드4 256GB 모델은 전작과 동일한 199만8700원에 책정됐고, 512GB 모델은 약 2만원(1% 인상) 오르는 데 그쳤다. 갤럭시Z플립4는 135만3000원으로 10만원 가량 올랐다. 전작에 비해 배터리가 400mAh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거의 동결 수준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반도체 공급난에 제조 단가 올라...갤S23 가격 인상될 듯모바일AP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제조 단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지난해부터 반도체 쇼티지(부족) 영향으로 메모리를 제외한 반도체 제조 단가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모바일AP를 비롯한 모든 반도체가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 가고 있다. 특히 모바일AP의 경우 5나노 혹은 3나노 공정으로 제작되는데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도 낮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달러 강세도 부담이다. 삼성은 원자재 구입 시 달러로 계산한다. 달러 인상은 구매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삼성은 모바일AP를 미국의 퀄컴, 대만의 미디어텍 등에서 공급받고 있다. 삼성의 모바일AP 3분기 누적 매입액은 8조1423억원이다. 이는 전년(4조1032억원) 동기 대비 82.1% 증가한 수준이다. 모바일AP 가격이 오른 데다 달러 강세까지 맞물리다보니 매입액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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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기조가 지속되면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고가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내년 초 출시되는 갤럭시S23 시리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값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삼성전자도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며 "내부에서 출고가 인상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이 갤럭시S23 시리즈부터 자체 개발한 모바일AP '엑시노스' 비율을 줄이고 퀄컴 스냅드래곤으로 100% 전환하는 것이 유력해지면서 가격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그간 출시 지역에 따라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을 갤럭시S 시리즈에 교차 적용해왔다. 올해 삼성 프리미엄 라인업의 퀄컴 칩 탑재 비율은 75%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