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얼어도 백화점 간다…오프라인은 '때아닌 호황'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2.11.15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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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유통 3Q 매출 8.2%↑
외출 늘고 온라인 둔화·명품 견조

지갑 얼어도 백화점 간다…오프라인은 '때아닌 호황'


소비심리 지표가 하락하는 등 소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외부활동이 늘어나면서 방문객 트래픽이 증가한 반면 온라인쇼핑 성장률이 둔화되는 등 경쟁 강도는 약해졌기 때문이다. 물가인상은 매출성장에 영향을 줬고 명품, 패션 등 고가제품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진다.

14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신세계, 현대백화점, 이마트, 롯데마트, CU, GS25 등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주요 업체 7곳의 3분기 매출 성장률(YoY)은 평균 8.2%에 달했다. 백화점 3사가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고 이마트, 롯데마트도 성장 폭이 커졌다. 편의점 2사도 각각 11.9%, 8.2% 성장하면서 호실적으로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예상됐던 소비 침체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채널별로 일부 차이는 있지만 외부활동 증가로 오프라인 채널에 대한 방문객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아직은 해외여행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국내 소비 여력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모든 오프라인 업태 방문객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구매 건수는 평균 11.2% 증가했다.

지난 2년간 크게 늘었던 온라인쇼핑 수요가 둔화된 영향도 있다. 지난해 연간 15.7%, 2020년 18.4% 성장했던 온라인쇼핑 시장은 9월 9.1% 증가에 그치며 성장 폭이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전반적인 금리 상승에 따라 이익 기반이 취약한 e커머스 업체들이 수익성 위주의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공격적인 확장에서 발을 빼고 있어 이런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채널별로는 백화점의 경우 명품 매출이 견조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국내 패션 판매까지 늘어나면서 수익성까지 좋아지고 있다. 해외여행, 면세시장이 아직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반사이익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은 오프라인 활동 증가에 따른 방문객 증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외식 수요를 흡수한 먹거리 판매, 점포 수 증가까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월평균 점포 수 증가율이 4.7% 였지만 지난 8월과 9월 각각 7.8%, 8%를 기록하는 등 외형성장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프랜차이즈 시장에 뛰어드는 자영업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향후에도 이런 오프라인 채널의 견조한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포스트 코로나에 접어들면서 오프라인이 제공하는 '경험'의 가치가 지속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다만 전반적인 소비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급격한 금리상승과 인플레이션으로 실질구매력이 감소해 소비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코로나 이전으로 삶이 정상화되며 오프라인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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