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최강 엔진기업이 韓 에어택시 시장 노리는 이유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2.11.1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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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오 파 롤스로이스 전기화 사업부 고객 지원 디렉터/사진제공=롤스로이스마테오 파 롤스로이스 전기화 사업부 고객 지원 디렉터/사진제공=롤스로이스


"인천에서 열린 '2022 K-UAM 콘펙스' 행사에 다녀왔는데 한국이 AAM(미래항공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정부부처와 대학, 산업계가 함께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아직 이와 비견할 프로젝트가 없다."

마테오 파(Matheu Parr) 롤스로이스 전기화 사업부 고객 지원 디렉터는 11일 한국 AAM시장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AAM은 도심 내 수송기인 UAM(도심항공모빌리티)과 지역 간 수송기인 RAM(지역항공모빌리티)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항공기 엔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영국 롤스로이스는 AAM 추진 시스템을 집중 개발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AAM 전기추진체계 및 수소연료전지 기술 협력을 맺는 등 국내 AAM 업체들과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15년 전부터 항공·우주 분야 전기화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2019년 독일 지멘스의 항공기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AMM 사업에 필요한 배터리, 파워일렉트로닉스 부문 기술력을 확보했다. 롤스로이스는 기존 항공·우주 역량과 지멘스 기술력을 결합해 롤스로이스 이노베이션 허브에서 AAM 사업을 키우고 있다.



AAM 사업은 일반 민항기에 들어가는 제트엔진이 아니라 전기추진체계가 들어간다. 롤스로이스가 2030년까지 모든 신제품의 탄소중립을 추진한다는 계획과도 연관이 깊다. 파 디렉터는 "항공우주 분야에서 전기화가 가장 먼저 이뤄질 분야는 AAM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현재 전기자동차는 가능하지만 AAM에 적용되기 위해선 3~4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터보 제너레이터터AAM 시장이 활성화되면 전기추진체계와 배터리, 터보 제너레이터 등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롤스로이스가 차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부분은 터보 제너레이터다. 항공기에 사용되는 터보 제너레이터는 소형 가스터빈과 전기발전기를 함께 일컫는다. 사이즈가 작지만 매우 고밀도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AAM의 비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터보 제너레이터터"경쟁사인 하니웰, 사프란은 기존 헬기의 터보 제너레이터를 AAM에 적용하지만, 롤스로이스는 AAM을 위한 터보 제너레이터를 별도로 개발했다"며 "롤스로이스가 개발한 제품은 연비가 좋고 운용비가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롤스로이스는 이 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2025~2026년 AAM 기체 개발이 목표인 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브라질 엠브레이어, 현대차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파 디렉터는 "AAM 시장은 도전 과제가 많아 기존 항공우주 분야보다 훨씬 많고 강한 파트너십이 이뤄질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현대차 외에 또 다른 파트너십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파 디렉터는 현대차와의 파트너십과 관련해선 "도요타가 조비에 투자하고 피아트가 아처에 투자하는 등 자동차 회사들이 AAM 시장 진출하고 있는데 그중 현대차가 가장 가시적으로 진출 의지를 표명했다"며 "특히 현대차는 제조역량과 시장성이 있어서 기존 항공우주기업보다 뛰어난 생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롤스로이스는 AAM 관련 APAC(아시아태평양)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파 디렉터는 "서울, 도쿄, 싱가포르 등 글로벌 도시들이 아시아에 많다"며 "인당 GDP와 인구 밀도가 높고, 빠른 도시화로 도시 간 빠른 이동을 원하는 사람들이 경제성 측면에서 AAM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롤스로이스 조사에 따르면 APAC 지역은 2050년까지 운영되는 모든 eVTOL(수직이착륙) 항공기의 절반 이상과 전 세계 수익의 4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APAC 역내 국가는 2030년 이전에 AAM 서비스를 구현하고 2030년까지 1000대 이상의 항공기를 운용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도 AAM 생태계 구축에 앞장선 국가 중 하나다. 파 디렉터는 지난주 열린 K-UAM 콘펙스와 관련 "지난해 들었던 것보다 K-UAM 논의가 발전됐다"며 "지난 2년간 AAM 기체 개발, 항공기 인증을 주로 논의했다면 이제는 AAM 인프라와 관제시스템, 모빌리티 서비스를 어떻게 할 건지 논의 주제가 바뀌고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롤스로이스는 UAM과 RAM 중에선 9~19명까지 탑승할 수 있고 기존 공항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는 RAM 시장이 먼저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 디렉터는 "수직이착륙기인 UAM과 달리 고정익기인 RAM은 기체 형상 인증도 따로 받지 않고 공항 인프라를 쓸 수 있다"며 "활주로 거리도 일반 민항기의 3분의 1도 되지 않아 화물 수송과 섬 간 이동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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