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반토막에 322억 적자…'엔데믹' 속 진단기업, 실적 잔치도 끝?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11.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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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반토막에 322억 적자…'엔데믹' 속 진단기업, 실적 잔치도 끝?


국내 대표 진단기업 씨젠 (24,050원 ▼550 -2.24%)이 올해 3분기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반토막났다. 씨젠뿐 아니다.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수젠텍 (6,380원 ▲20 +0.31%), 제놀루션 (3,870원 ▲20 +0.52%) 등 주요 진단기업의 실적이 눈에 띄게 역성장했다. 코로나19(COVID-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에 따른 진단기업의 실적 악화가 본격화된 게 아니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주요 진단기업들은 비코로나19 관련 제품 매출 증대, 해외 시장 진출 등을 통해 코로나19 엔데믹에 대응하겠단 전략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씨젠과 수젠텍이 올해 3분기 나란히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제놀루션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억5016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5.2% 급감했다.



씨젠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5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0.6%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322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1286억원에 달하던 영업이익 규모는 올해 2분기 130억원으로 줄더니 급기야 3분기 적자전환했다.

씨젠은 세계 각 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에 따라 검사가 줄어 진단시약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검사 감소로 인한 미사용 재고에 대한 충당금 설정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반면 씨젠은 비코로나 제품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소화기감염증(GI),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매개감염증(STI) 등 비코로나 진단시약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1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 늘었다.


씨젠은 "씨젠의 진단시약을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완전자동화 검사시스템 'AIOS'를 전 세계에 설치할 것"이라며 "미국 법인의 사업 역량 강화, M&A(인수합병) 성과 창출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갖추겠다"고 전했다.

수젠텍도 적자전환을 피하지 못했다. 수젠텍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8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4.5% 감소했다. 영업손실 3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수젠텍 역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며 관련 제품 매출이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병원과 연구소 검사 등 랩테스트, 중소형 병원 대상 POCT(현장진단) 테스트, 자가진단검사 홈테스트 등 분야에서 차별화된 제품을 공급하며 지속 성장하겠단 전략이다.

모든 진단기업이 급격한 실적 악화에 부딪힌 건 아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11,800원 ▼30 -0.25%)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51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934억원으로 같은 기간 0.4% 감소했다. 바이오니아 (28,550원 ▼1,700 -5.62%)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40배 이상 증가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관련 제품 매출은 다소 감소했지만 코로나19-독감 동시진단키트와 현장신속분자진단기기 '스탠다드 M10' 등 신성장동력 제품군의 매출이 늘었다"며 "미국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 합병 절차가 완료되면 미국 시장 진출 등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제품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엔데믹 국면에서 검사 수요 감소에 따라 실적 역성장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 확보한 글로벌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 진단 기술력 등을 토대로 국내와 해외 주요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진단 기업의 실적이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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