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도 베팅한 K-혁신신약 플랫폼...항암시장 다크호스 부상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2.12.0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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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정두영 피노바이오 대표
캠토테신 계열 ADC 플랫폼 개발 바이오텍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업...내년 코스닥 상장도"

정두영 피노바이오 대표/사진제공=피노바이오정두영 피노바이오 대표/사진제공=피노바이오


"피노바이오는 항암제제 캠토테신 계열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인 'PINOT-ADC'을 확보해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이 가능한 전세계 몇 안되는 바이오텍입니다."

정두영 피노바이오 대표(44, 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PINOT-ADC의 확장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피노바이오는 지난달 셀트리온과 최대 15개 항체에 ADC를 적용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건별 마일스톤 금액은 최대 9700만 달러, 총계약 규모는 12억4000만 달러 수준이다. ADC는 암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와 암세포 사멸 기능을 가진 약물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유도 미사일처럼 정확하게 암세포를 찾아 약물을 방출하기 때문에 암세포 사멸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은 장점이 있다.

정 대표는 "항체 분야의 전통 강자인 셀트리온이 항체 기반의 혁신신약으로 외연을 확대하면서 향후 항암 시장을 주도할 패러다임으로 ADC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계약 체결까지 약 1년 동안 양사 간 PINOT-ADC 플랫폼을 검증해온 만큼 앞으로 진행될 후보물질 발굴 등 다음 마일스톤 확보도 자신있다"며 "셀트리온과 파트너십 계약으로 향후 ADC 플랫폼을 더 확장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도 베팅한 K-혁신신약 플랫폼...항암시장 다크호스 부상
엔허투의 임상성공으로 피노바이오도 주목
정 대표는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2)에서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Enhertu)의 임상 결과가 주목받으면서 캠토테신 계열 ADC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캠토테신 계열 ADC를 적용한 엔허투는 치료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이 9.9개월로 항암화학요법군(5.1개월)보다 2배가량 높았다. 전체 생존기간은 엔허투 투여군이 23.4개월, 항암화학요법군이 16.8개월로, 사망위험도 36%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 대표는 "엔허투는 세계 최초로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절반에 달하는 HER2 저발현 환자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며 "엔허투는 유방암으로 시작해 위암, 비소세포폐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해가고 있고, 한 기관은 엔허투의 2030년 매출을 17조로 예측할 만큼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엔허투의 탁월한 임상 결과로 캠토테신 약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피노바이오에게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엔허투를 개발한 다이이찌산쿄는 보유한 ADC 플랫폼을 라이선싱할 계획이 없고, 유사한 ADC 플랫폼을 보유한 미국의 이뮤노젠은 지난 3월 일라이 릴리에 17억 달러 규모로 기술을 이전해서다. 캠토테신 계열 ADC 플랫폼을 가진 피노바이오와 협력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정 대표는 전했다.

국내외 기술이전 논의, 내년 코스닥 상장도 추진
피노바이오는 2017년말부터 한국화학연구원과 협력해 캠토테신 계열이면서 차별화된 구조로 특허로부터 자유로운 물질을 찾아냈다. 그리고 이 물질을 ADC에 최적화된 화합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의 빅3(BIG3) 혁신분야 창업패키지 1기로 선정돼 연구개발(R&D) 비용과 멘토링 등의 지원을 받았다.

정 대표는 "완성된 화합물은 암세포의 분열에 관여하는 DNA 토포아이소머레이즈를 저해하는 동시에 암세포의 내성 발생 원인이 되는 항세포사멸단백질 발현까지 억제하는 이중작용 기전을 가지고 있다"며 "캠토테신 계열 약물 중 최고 수준의 강력한 항암 효능뿐만 아니라 뛰어난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했다.

피노바이오는 이 화합물과 표적 항원의 특성에 맞춘 링커 시스템을 조합해 PINOT-ADC 개발에 성공했다. PINOT-ADC는 약물 단독 투여시에도 안전하고 넓은 치료 범위를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존 캠토테신 약물은 고형암 치료시 부작용 우려가 있지만 PINOT-ADC 약물은 효력과 안전성을 모두 갖췄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피노바이오가 셀트리온 외에도 국내외 파트너들과 기술이전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Trop-2 타깃 ADC 후보물질 'PBX-001'은 국내 제약사 한 곳과 병용임상 공동연구개발, 미국 바이오텍 한 곳과 기술이전에 대해 논의 중이다. 또 항체 및 압타머(aptamer), 리피바디(repebody) 같은 약물전달 물질을 개발하는 다수의 바이오텍과도 ADC 후보물질 도출을 목표로 공동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정 대표는 "그동안 연구인력 확충, 임상진행 등 연구개발(R&D) 성과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며 "PINOT-ADC 성과를 바탕으로 연내 기술성 평가를 신청, 내년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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