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금융위기 이후 최대 급락…59.1원 내린 1318.4원 마감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김주현 기자 2022.11.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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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뉴스1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뉴스1


원/달러 환율이 하룻새 60원 가까이 급락하며 석 달여 만에 1310원대로 내려갔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에 환율이 폭락했던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일일 하락폭이다. 미국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며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반영되면서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77.5원) 대비 59.1원 떨어진 1318.4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77.50원)보다 30원 가량 급락한 달러당 1347.5원에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오후 2시쯤 1320원대로 하락했다. 이후 장 마감 전까지 추가 하락하며 1310원대로 마감했다.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영향으로 급락했던 2008년 10월 30일(-177원)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원/달러 환율이 1310원대로 떨어진 것은 종가 기준으로 8월 17일(1310.3원)이후 석 달여 만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110선에서 107선으로 2.5% 가까이 급락했다. 2009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2%정도 하락한 1.0188를 기록하고 있다.



기준금리 움직임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28.68bp(1bp=0.01%포인트) 내린 4.33%를 기록했고, 시장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27.85bp 하락한 3.81%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 급락에는 간밤 발표된 10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10월 미국 CPI는 7.7%로 시장 전망치(7.9%)를 하회하는 결과가 나왔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6.3%를 기록하며 지난 9월(6.6%) 대비 하락했다. 미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예상치를 밑돈 CPI 상승률에 미 연준의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폭이 0.75%포인트(p) 대신 0.5%포인트에 그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현지시간 오후 12시42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 Watch)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다음달 연준의 금리인상 폭이 0.5%포인트일 확률을 83% 반영하고 있다. 전날 56.8%에서 크게 오른 수준이다. 0.7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17%다.


원화가 위안화의 프록시(대리)통화로 여겨지는 만큼 중국 영향도 컸다. 이날 오후 2시 반쯤 중국이 코로나19(COVID-19) 관련 해외 입국자에 대한 집중(시설) 격리 기간을 기존 7일에서 5일로 단축한다는 방역 완화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위안/달러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대비 0.0515위안(0.71%) 내린(위안화 강세) 7.1907위안으로 고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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