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꾸미]K-원전, 추격매수는 금물…"내년에 또 한 번 급등"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방진주 PD 2022.11.12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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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원자력발전)주에 투자할 때는 방망이를 짧게 쥐고 '치고 빠지는' 식으로 투자하는 게 좋습니다. 뉴스에 파는 전략을 권합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원전 산업 투자포인트가 '셀 온 뉴스'(뉴스에 팔아라)라고 강조했다. 그린 택소노미(친환경 분류체계)와 에너지 안보 이슈 등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수주 모멘텀(주가 상승 재료)을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나 연구원은 "세계 원전 시장 성장률 전망은 연평균 6% 정도로 고성장 산업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원천 업체들은 가격, 기술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올 수주 이벤트에 따라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가 나 연구원의 얘기를 들어봤다.

[부꾸미]K-원전, 추격매수는 금물…"내년에 또 한 번 급등"


Q. 최근 세계 원전 시장의 흐름은 어떤가요?
▶나민식 연구원 : 1960년대는 원전 산업의 고도 성장기였어요. 미국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신규 착공 건수가 확 늘었죠. 그런데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가 터지면서 이후 미국에서는 원전을 짓지 않았어요. 그 이후에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하면서 원전 시장은 완전 죽어버렸죠.

그러다 2000년도에 다시 원전 르네상스가 찾아옵니다. 이때는 중국이 내수용 원전을 짓다보니 신규 착공 건수가 올라 간거죠. 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사고가 터지면서 시장은 다시 침체기를 맞습니다. 정리하자면 원전 산업은 두 번의 성장기와 세 번의 대형 사고를 맞으면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 하고요.


최근 원전이 각광받는 이유는 에너지 안보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에너지 안보가 중요해진거죠. 원전의 원료인 우라늄은 한 번 장입을 하면 3~5년 정도 사용합니다. 원료 공급이 편하고요. 매장된 지역도 캐나다, 호주 등 세계 여러지역에 있다보니 수급 다변화에도 유리합니다.

Q. 원전 산업은 지금이 세번째 부흥기라고 봐도 될까요?
▶시장 성장률은 좋게 보고 있지 않습니다. 연평균 6%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유는 2가지 입니다.

첫번째는 신규 착공이 어려워요. 워낙 장기 프로젝트이기도 하고 우리나라는 원전이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 수단이지만 미국은 천연가스가 제일 쌉니다. 주력 에너지보다는 보조 전원으로 사용되다보니 신규 수요가 제한적이죠.

두번째는 노후 원전 대체수요가 제한적입니다. 원자력 발전소 수명은 보통 60년인데요. 연령대별 가동률을 보면 1년차 원전이나 60년차 원전이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유지 보수 기술이 발전 하다 보니 굳이 노후 원전을 대체하지 않고, 있는 거 보수해서 쓰자는 거죠.

이런점 때문에 원전 산업에 투자할 때는 2차전지나 태양광, 풍력 처럼 묻어놓고 장기 투자하기 보다는 수주 이벤트가 있을 때 사고 팔고 하면서 트레이딩으로 접근하시는 게 좋습니다.

Q. 우리나라의 원전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빨리 싸게 만들어 준다는 겁니다. 현재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일본 6개 국가밖에 없는데요.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시장에서 퇴출됐고요. 러시아와 중국은 안보 이슈로 배제된 상황입니다.

결국에는 한국, 미국, 프랑스 3개 국가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에 비해 절반 가격으로 원전을 시공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원전 공급망이 다 망가진 상태여서 비싸게 만들 수밖에 없고요. 프랑스는 인건비가 비싸죠. 우리나라는 단일 노형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싸게 금방금방 만들 수 있습니다.

Q. 폴란드 수주전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기술 침해 소송을 냈는데 이유가 뭔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웨스팅하우스 소송은 큰 이슈가 아닙니다. 한국이 원전을 수주 못하게 하려는게 아니라 자기들도 끼워달라는 거죠. 실제로 2009년에 우리나라가 UAE 원전을 수주했을 당시에도 웨스팅하우스가 두산중공업에 소송을 걸었거든요. 하지만 이후에 웨스팅하우스가 이 사업에 같이 참여하게 되면서 소송건은 마무리 됐습니다.

Q. 폴란드 외에 앞으로 원전 발주가 나올 국가는 어디인가요?
▶체코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있습니다. 체코는 2024년 공급사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는데요. 그러면 주가는 2023년 하반기부터 조금씩 모멘텀(주가 상승 재료)이 생길 겁니다. 체코는 8조원 규모의 원전 4기를 짓는 사업인데요. 총 30여조원 규모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5년 공급사가 선정될 예정입니다. 유럽 수주는 경제성이 중요한데 사우디의 경우 외교적인 상황이 더 중요합니다. 사우디와 미국과의 관계가 얼마나 잘 개선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주 여부가 판가름이 날 겁니다.

Q. 우리나라 원전 기업 중 주목할만한 곳은 어디인가요?
▶여러 기업이 있는데요 제가 보는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 (17,220원 ▼300 -1.71%), 한전기술 (65,200원 ▼1,100 -1.66%), 우진 (8,530원 ▼60 -0.70%), 비에이치아이 (9,000원 ▼40 -0.44%) 4곳입니다. 이 중에 원청 수주가 가능한 곳은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전기술이고요. 우진은 원자력 발전소 계측기, 비에이치아이는 응축기를 납품하는 업체입니다.

최근 폴란드 수주 기대감으로 원전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요. 원전 주가는 '이벤트 드리븐'(이슈에 따라 주가 등락)이기 때문에 지금 추격매수 하시기 보다는 내년 이후 체코 등 추가 모멘텀을 기대하면서 투자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나민식 연구원과의 인터뷰 풀영상은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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