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의 대중화는 바야흐로 목전에 다가온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를 상징하는 사례다. 초연결사회의 필수재인 사물인터넷은 센서, 소프트웨어, 인터넷으로 사람과 사물,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고 데이터를 교환하는 거대 네트워크다. 인간의 오감에 해당하는 센서들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 클라우드로 전송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클라우드가 처리할 수 있는 속도가 폭증하는 데이터 증가량을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다. 자율주행차, 응급의료와 같이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분야를 시작으로 네트워크 및 데이터 처리기술의 넥스트 레벨을 고민해야 할 시기가 아주 가까워졌다.
사물지능의 양대 기둥 중 하나인 인공지능 기술로는 아주 적은 소비전력과 빠른 정보처리가 가능한 '경량화 인공지능'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경량화 인공지능은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과 딥러닝 분야에 적용 중인 심층신경망이 아닌 스파이킹신경망(Spiking Neural Network·SNN) 기반의 '뉴로모픽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다.
뉴로모픽 반도체는 두뇌 신경망의 동작원리처럼 외부정보를 이벤트 단위로 받아들여 그에 필요한 뉴런과 시냅스만 부분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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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반도체에서 다양한 패턴의 데이터를 동시다발적으로 연산, 저장, 학습하기 때문에 인간의 두뇌활동처럼 초저전력으로도 복잡한 대량의 정보를 신속히 처리하는 사물지능 구현에 매우 유망한 기술이다. 아울러 데이터를 수집하는 센서 자체를 뉴로모픽으로 구현한다면 기술적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인체의 오감을 모방하는 뉴로모픽 센서기술은 최근 국내외에서 활발히 연구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초기단계로 신개념의 단위소자 기술과 적은 수의 소자 어레이에 대한 성능보고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에서는 경량화 인공지능과 뉴로모픽 감각기술의 사물지능 적용을 위해 데이터 집적, 시스템, 컴퓨팅 기술을 종합적으로 연계하는 융합연구가 한창이다.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 시장은 막대한 투자와 높은 기술력으로 후발주자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 '승자독식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뉴로모픽 감각기술을 접목한 사물지능 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과 지원이 국가발전을 넘어 생존을 좌우하게 될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시대의 중요한 전략적 자산 중 하나가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