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종료' 위한 정상회담 어려워졌다…푸틴, G20 안 간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11.1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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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6일 인도네시아에서 정상회의…
"국제무대 '왕따' 굴욕 피하려는 의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BBNews=뉴스1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BBNews=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5~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한다. 이로써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만남 가능성도 완전히 사라졌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이날 "푸틴 대통령은 다음 주(15~16일)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러시아 외무장관이 대표단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산드로 투마이킨 대변인은 "다가오는 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대표단의 수장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현재 G20 정상회의 화상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G20 정상회의 주재국인 인도네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반대에도 푸틴 대통령을 회의에 초청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성사하겠다고 자신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측은 G20 정상회의 참석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을 검토해보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민간인과 사회기반시설(인프라)을 겨냥한 러시아군의 공격 강도가 높아지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를 G20 회원국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푸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면 자신은 가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러시아는 G20 회원국이지만 우크라이나는 아니다.



미국도 러시아의 G20 퇴출을 지속해서 주장했고 푸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도 바이든 대통령이 그를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러시아의 G20 퇴출을 주장했고,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러시아 대표단이 참석하는 G20 행사에서 단체로 퇴장하는 등 러시아 보이콧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주요 외신은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참석을 거부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이번 회의에 참석해도 눈에 띄는 외교성과를 얻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불참을 결정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2014년 크름반도 강제병합 직후 호주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겪은 굴욕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 불참을 결정한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적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서방 지도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에 직면했고, 예정보다 일찍 회의장을 벗어났다. CNN도 "푸틴의 G20 정상회의 불참 결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다른 세계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피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러시아는 G8에서 퇴출돼 현재는 G7 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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