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더 힘들다" 상장사 수익성 뒷걸음…침체 피해 갈 업종 '3가지'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2.11.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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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더 힘들다" 상장사 수익성 뒷걸음…침체 피해 갈 업종 '3가지'


국내 상장사들의 내년 이익 감소 우려가 커진다. 급격한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경기 침체의 여파다. 전반적인 증권시장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익이 성장하는 기업들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관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상장사 179곳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은 총 194조5666억원으로 올해보다 0.2% 감소할 전망이다. 내년 예상 순이익은 전년 대비 2.6% 줄어든 147조9227억원이다.

이익 추정치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 달 전만해도 코스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5%, 순이익은 전년 대비 6.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한 달 동안 영업이익과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8.8%, 8.9% 하향 조정됐다. 이익 추정치 하향이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내년 이익 감소폭은 현재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올해 상반기까지 선전하던 기업 이익은 하반기부터 급격히 꺾이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6.7% 증가했지만 3분기부터는 이익 추정치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가 속출하는 중이다. 상반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 핵심 산업인 반도체와 IT 기기 업체 위주로 이익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4375억원으로 올해보다 95% 감익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 역시 올해보다 27% 감소한 34조716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 주요 고객인 글로벌 IT 기업들의 투자는 크게 위축됐다. 반도체 수요는 빠르게 줄고 디램과 낸드 메모리 가격 역시 급격하게 하락하는 중이다.


경기침체로 인한 물동량 감소는 해운업체에 타격이다. HMM (15,750원 ▲240 +1.55%)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5조1970억원으로 올해 예상치(10조5439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고유가 수혜로 올해 막대한 이익을 남겼던 정유·화학 업체들의 경우 내년에는 유가 하락과 올해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상당한 감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Oil (77,900원 ▼200 -0.26%)의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38.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118,400원 ▼2,300 -1.91%), 금호석유 (140,500원 ▼5,000 -3.44%), GS (48,500원 ▼1,150 -2.32%), 롯데정밀화학 (47,450원 ▲100 +0.21%) 등도 20~30%대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동국제강 (8,190원 ▼20 -0.24%), 대한제강 (13,360원 ▼60 -0.45%), 포스코인터내셔널 (53,200원 ▼1,400 -2.56%), 현대코퍼레이션 (17,770원 0.00%), 풍산 (50,300원 ▼400 -0.79%) 등 경기와 밀접한 업종 대부분이 내년 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감익이 진행될수록 성장하는 기업의 희소성은 커진다. 특히 2차전지, 의료기기, 통신장비 업종의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기업 비중이 높은 코스닥 이익은 올해보다 증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관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존재하는 코스닥 상장사 74곳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은 7조9913억원으로 올해보다 34.9% 늘어날 전망이다.

이익 증가와 함께 이익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이익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건 그만큼 이익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추정치가 있는 253개 기업 중에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10% 이상 증가하면서 1달 전보다 전망치가 상향된 기업은 53개 기업이다. 전체의 21%에 불과하다.

LG에너지솔루션 (401,500원 ▼7,500 -1.83%)의 내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6.2% 늘어난 2조5163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망치는 1달 전보다 14.6% 상향됐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Cells)의 본격 가동과 테슬라 납품 물량 증가로 전체 배터리 출하량이 38% 증가할 것"이라며 "2차전지 공급망 탈중국 움직임에 따라 향후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와 교섭력이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차전지 소재 기업인 포스코케미칼 (302,500원 ▼9,500 -3.04%), 에코프로비엠 (277,500원 ▼10,000 -3.48%), 엘앤에프 (176,200원 ▼4,700 -2.60%) 역시 내년 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케미칼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8.9% 늘어난 4526억원이다.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는 각각 59.4%, 54.6% 증가할 전망이다.

치과용 기기 업체 레이 (16,000원 ▲100 +0.63%)는 내년에 영업이익이 2배 늘어난 338억원으로 예상된다. 통신장비 업체인 인텔리안테크 (59,100원 ▲600 +1.03%)는 전년 대비 87%, 에치에프알 (15,250원 ▲490 +3.32%)은 22%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코스피의 이익은 역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 희소성에 기반한 이익 모멘텀(주가 상승 재료)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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