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PD' 나영석 VS' 김태호, 유튜브로 무대 옮겨 한판 대결!

머니투데이 신윤재(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2.11.1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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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PD의 '잘하는 것'과 김PD의 '새로운 것' 중 당신의 선택은?

나영석 PD, 사진제공=tvN나영석 PD, 사진제공=tvN


나영석과 김태호. 그들의 또 다른 라운드가 시작됐다. 나영석PD가 두 날개, 여행과 게임 콘텐츠를 더욱 심화시키는 가운데 김태호PD는 늘 하던 대로 전혀 새로운 것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이들의 놀이터는 유튜브다.

나영석PD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를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출장 십오야-스타쉽 편’의 방송을 시작했다. ‘출장 십오야’는 나영석 콘텐츠의 두 축 중 하나인 ‘게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축의 시작은 거슬러 가면 ‘1박2일’로 보는 편이 옳다. ‘복불복’이나 즉흥적으로 나오는 각종 게임으로 긴장감을 올렸던 나PD의 ‘게임’ 세계관은 tvN으로 옮겨와 ‘신서유기’ ‘뿅뿅 지구오락실’ 등을 거쳐 ‘출장 십오야’로 이어지고 있다.



원래도 각종 엔터기업이나 촬영장 등을 찾아다니던 ‘출장 십오야’는 이번에는 그 품을 키웠다. 지난 7월 하이브의 아티스트들을 대거 모아 야유회를 하던 것을 시작으로 이번에는 스타쉽을 소재로 삼았다. 가수들만이 출연하던 하이브와 달리 스타쉽 편에서는 송승헌, 김범, 이동욱, 이광수 등 배우들도 대거 출연해 31명으로 늘었다. tvN 역시 재빠르게 TV에도 편성해 나PD의 ‘선 유튜브 후 TV’ 편성 전략을 따른다.

나PD 또 하나의 축 ‘여행’은 ‘서진이네(가제)’로 이어진다. 이 역시 ‘1박2일’이 시초로 ‘1박2일’이 여행을 가서 게임을 하는 프로그램이었기에 가능했다.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윤식당’으로 이어진 세계관을 이서진이 사장이 된 분식집 ‘서진이네(가제)’가 이을 예정이다.



이렇듯 나영석PD의 프로그램은 ‘여행’과 ‘게임’ 등 큰 두 날개로 이뤄진다. 반면 김태호PD의 프로그램은 예나 지금이나 섣부른 예상을 할 수 없다.

김태호 PD 사진제공=티빙김태호 PD 사진제공=티빙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20년이 넘게 재직하던 MBC를 나와 콘텐츠 제작사 ‘TEO(테오)’를 세운 김태호PD는 MBC 재직 시절 넷플릭스와 협업한 ‘먹보와 털보’를 시작으로 퇴사 이후 바로 이효리와 함께 ‘서울 체크인’을 제작해 티빙에 띄웠다. 이후 ‘더 지니어스’ ‘대탈출’의 정종연PD 회사 합류소식이 전해졌고, 최근 큰 프로젝트로 기지개를 켰다.


김PD의 새 프로젝트는 ‘부루마불 세계여행’으로 실제 유행하는 ‘부루마불 게임’의 규칙과 비슷하게 주사위를 던져 해당하는 나라를 실제로 가는 콘텐츠다. 이미 지난달 ‘TEO’ 체널에 티저를 올린 프로젝트는 빠니보틀과 곽튜브, 원지 등 유명 여행 유튜버들의 참여로 화제성을 키웠다.

김PD는 지난 9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정종연PD의 새 브레인서바이벌 ‘데블스 플랜’과 자신이 주도하는 ‘체크인’ 시리즈의 후속편 이효리의 ‘캐나다 체크인’ 그리고 tvN ‘놀라운 토요일’ 이태경PD와 가수 겸 배우 혜리의 새 콘텐츠들을 소개하는 쇼케이스를 펼쳤다.

‘무한도전’ 시절부터 매주 새로운 형식과 주제를 결합하며 ‘리얼 버라이어티’의 서막을 열었던 김태호PD답게 새로운 콘텐츠들도 그 방향을 알 수 없다. ‘부루마불’의 형식으로 여행자 자체를 말로 삼는 글로벌 프로젝트는 지금껏 없었던 크기다. 게다가 김PD는 여행 유튜버들에게 그 우승 혜택으로 ‘우주여행’을 제시해 더욱 놀라움을 줬다. 자신의 성과를 정형화하지 않고 더욱 틀을 깨나가는 시도가 역시 그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영석PD와 김태호PD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유행을 하던 2000년대 중반부터 대한민국 예능가를 양분하는 스타PD로서의 입지를 쌓았다. 나PD가 2013년 CJ ENM으로 이적해 자신의 세계관을 심화하는 동안, 김PD는 MBC를 지켰다. 두 사람은 조용한 성격을 제외하고는 연출 스타일과 평소 외모를 꾸미는 스타일 그리고 세계관을 운영하는 방법 등에 있어 대척점에 서있었다. 채널 역시 KBS와 tvN 그리고 MBC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이들이 ‘출장 십오야’와 ‘부루마불 세계여행’의 놀이터로 유튜브를 골랐다는 것은 그만큼 변화한 시대를 증명한다. TV에서 역사를 바꾼 PD라도 결국 방송사라는 거대한 스테이션을 벗어나 아이디어를 무기로 대결하는 유튜브를 더욱 선호한다는 것이고, 이는 앞으로 대한민국 예능이 더욱 정형화되지 않고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현하는 방향으로 커질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영석PD는 ‘잘하는 것’을 잘 하고, 김태호PD는 ‘새로운 것’을 잘 한다. 이는 스타일의 차이일 뿐, 그 누구의 우열을 가릴 수 없다. 1975년생(김태호), 1976년생(나영석)으로 또래인 두 PD의 세계는 그들이 방송가의 전면에 등장한지 15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공고하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다.

어쩌면 영원히 비교될 두 PD의 도전은 올해는 물론 내년의 방송가 전체 예능 판도의 확실한 축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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