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으로 만든 유니폼…"버리면 폐기물, 분리하면 자원"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2.11.09 17:39
글자크기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

김정회 비와이앤블랙야크 상무가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와 한국환경연구원(KEI) 주최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에서 'ESG시대의 패션 비즈니스'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김정회 비와이앤블랙야크 상무가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와 한국환경연구원(KEI) 주최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에서 'ESG시대의 패션 비즈니스'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플라스틱은 버리면 폐기물이 되지만, 분리하면 자원이 됩니다."

김정회 비와이앤블랙야크 상무는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머니투데이·한국환경연구원(KEI) 주최로 열린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시대의 패션 비즈니스'를 주제로 한 세션 발표를 통해 "ESG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상관없이 필수적인 요소이며, 그 중에서도 최우선과제는 환경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표적인 국내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인 블랙야크는 친환경 기조 아래 지속적인 페트병 재생원사 사용을 통해 지금까지 투명 페트병 약 5000만병을 재활용했다. 국내 페트병 재생원사 사용량은 약 440t(톤)에 이른다. 블랙야크의 지난해 국내 페트병 재활용 제품 비중은 24.1% 수준인데, 2025년까지 6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 상무는 "환경을 위해 패션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다 쓰고 버린 폐 페트병을 재활용하는 '플러스틱(Plustic)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라며 "패션기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섬유가 폴리에스터인데 그 원료가 페트병을 재활용했을 때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페트병이 옷으로 만들어지기까지 크게 △분리배출 △수거 △재활용 공정 △원사 추출 △패션업체의 완제품 제작 등 다섯 단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정에서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더라도 수거 단계에서 오염되거나 라벨이 제거되지 않아 장섬유로 재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재생 섬유를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일본이나 중국, 대만에서 재생섬유를 수입해 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평균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규모는 전세계 3위 수준인데도 제대로 재활용하지 못해 고품질 섬유로 사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한편 블랙야크는 지방자치단체와 국방부, 경찰청 등과의 협업으로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재생섬유로 만든 단체복을 제작해 납품하기도 했다.

김지언 주식회사 아코플레닝 대표이사가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와 한국환경연구원(KEI) 주최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에서 '순환경제-스타트업의 경쟁력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김지언 주식회사 아코플레닝 대표이사가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와 한국환경연구원(KEI) 주최 '글로벌 순환경제 컨퍼런스'에서 '순환경제-스타트업의 경쟁력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어 발표자로 나선 김지언 아코플레닝 대표는 폐 페트병 만큼이나 가죽 폐기물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가죽은 재생기술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생산하는 만큼 폐기물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아코플레닝은 가죽 산업폐기물을 건식 재생 기술로 재생가죽 제품으로 재활용하는 친환경 소재 회사다. 2014년 1인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나이키, 아디다스,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는 B2B(기업간거래) 회사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C사의 가방을 보더라도 가죽 제품은 럭셔리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색을 입히고 제품으로 만든 단단한 가죽은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수밖에 없고 가죽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킨다"고 했다.

김 대표는 "아코플레닝은 만든 제품이 다시 재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기술을 개발했다"며 "재활용 과정을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해 가죽폐기물을 주원료로 하고, 물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화학처리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나이키와 현대차 등 글로벌 업체와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5개 이상일 정도로 글로벌 기업들의 가죽 재생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다"며 "플라스틱 만큼 가죽 재활용 문제도 중요한데, 순환경제 관련 제조업은 장기적인 비전을 보고 정책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