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선두 SK바사, 내년에 시장 복귀...경쟁사는 두렵다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2.11.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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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백신 선두 SK바사, 내년에 시장 복귀...경쟁사는 두렵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COVID-19) 백신에 집중하며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했던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내년부터 재개한다. 2년간 독감백신 시장 선두 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빠지면서 경쟁사들은 수혜를 봤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스카이셀플루를 내년부터 정상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최근 국내외 애널리스트 및 기관 투자자 대상 간담회에서 "팬데믹을 계기로 급격한 성장세가 전망되는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입지를 넓혀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백신 사업 강화 전략 중 하나로 독감백신의 공급 재개를 꼽았다.

스카이셀플루는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이다. 독감백신은 타겟하는 바이러스의 개수에 따라 3가, 4가 등으로 분류된다. 4가 백신은 3가 백신이 타깃하는 바이러스(A형 2종류, B형 1종류) 뿐 아니라 추가적으로 B형 1종류에도 예방 효과를 보인다. 이 백신은 2020년 기준 국내 업계 1위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면서 독감백신 공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회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해 공급했고, 자체적으로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선두 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시장에서 자리를 비운 2년간 경쟁사들은 수혜를 입었다. 녹십자는 지난해 독감백신 매출이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령바이오파마도 20% 가량 늘었다.

내년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급을 재개하면 시장 내 경쟁 심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감백신은 매년 정해진 물량이 공급되기 때문에 공급자가 늘어나면 개별 기업의 매출은 줄어들고 점유율은 낮아지는 것이 불가피하다.


일례로 올해 독감백신 유통 물량을 살펴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약 2800만명분의 독감백신을 공급하기로 했다. 전체 공급 물량이 정해진 상태에서 판매 업체인 GC녹십자, 보령, 보령바이오파마, 한국백신, 일양약품, 사노피파스퇴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7개 업체가 유통을 한다. 물량이 정해진 상태에서 제약사들이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경쟁사가 늘어날수록 각사의 수익은 낮아진다.

독감백신 공급 방식은 크게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는 고령층·임신부·어린이 대상 무료 예방접종사업(NIP)과 이들을 제외한 연령층에 대한 유료접종사업으로 구분된다. 정부 입찰을 거쳐 NIP로 공급하거나 각 회사의 영업·마케팅에 따라 의료기관의 발주를 거쳐 유료접종으로 유통된다.

NIP 사업 물량은 총 1066만명분인데 이 물량에 대해서는 정부의 예정가격보다 낮게 단가를 제시한 업체들에 대해 가격순으로 배정한다. 판매 단가는 낮지만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판로다. 녹십자는 올해 NIP 사업 참여 업체 중 가장 많은 물량인 496만도즈를 따냈다.

유료 접종은 1734만명분인데 비급여라 병원마다 비용이 다르다. 평균적으로 3만~4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단가가 높지만 영업력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도 코로나19 기간 동안 자리를 비웠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시장에 재진입하면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물량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경쟁사가 늘어날수록 각 회사의 수익은 떨어질 수 있다"며 "같은 원리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독감 백신 제약사들이 수혜를 봤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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