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밀리의서재는 지난 8일 코스닥 상장 철회를 결정하고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밀리의서재는 "현재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밀리의서재가 제시했던 공모가 희망 범위는 2만1500~2만5000원, 공모예정금액은 430억~500억원 규모였다. 흥행 실패 우려가 제기됐지만, 서영택 대표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공모금액이 줄더라도 이제는 성장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강행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수요예측에 참여한 다수 기관이 공모가 하단조차 밑도는 가격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밀리의서재와 케이뱅크 등 자회사 IPO가 미뤄지면서 KT의 그룹 재편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케이뱅크 역시 연내 IPO 계획이 사실상 불발됐고, 내년을 노리는 분위기다. 최근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호재지만, 먼저 상장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24,500원 ▼500 -2.00%)의 주가 약세가 계속되면서 기대만큼의 높은 몸값을 평가받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미디어·콘텐츠 부문에서 스토리위즈와 함께 그룹 내 원천IP(지식재산)의 핵심으로 꼽혔던 밀리의서재가 IPO 중단으로 성장 전략을 새로 짜야 할 상황이고, 케이뱅크 역시 제때 상장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또 한 번 자본확충에 골머리를 썩게 될 수 있다. KT의 지주형 회사 전환 계획에 대한 수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특히 최근 연임 도전을 선언한 구 대표의 거취가 KT의 미래에 핵심 변수다. 손수 사업 부문별 수직계열화 등 지주형 회사 달성을 위한 그룹 재편을 지휘해왔기 때문이다. 취임 후 3년간 주가와 실적 측면에서는 흠잡을 데 없었지만, 사법 리스크는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같은 이유로 국민연금(10.77%)이 올 3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증권가 역시 구 대표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에서 KT의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불확실성 요소로 △구 대표의 연임 여부 △케이뱅크의 성공적 상장 여부 등을 꼽았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지난 4일 보고서에서 "구 대표 연임 여부가 주가의 '핵심 요인(Key Factor)'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재선임에 실패할 경우 KT 주가에 부정적"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