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K억제제, 안전성 이유로 각국서 '처방제한'… HK이노엔 개발 전략은?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2.11.0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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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억제제, 안전성 이유로 각국서 '처방제한'… HK이노엔 개발 전략은?


염증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야누스키나제(Janus kinase·이하 JAK) 억제제가 안전성을 이유로 각국에서 처방이 제한되고 있다. 업계는 JAK 억제제 안전성을 우려하면서도 아직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하게 반응한다. 국내에서는 HK이노엔 (37,050원 ▼950 -2.50%)이 '넥스트 케이캡'의 하나로 JAK 억제제를 이용한 아토피 피부염 신약을 개발 중이다. 선택적으로 JAK 신호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안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 의약품감독국 안전성관리위원회는 만성 염증 질환 치료에 JAK 억제제 사용을 삼가도록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65세 이상, 심혈관계 질환·악성 종양(암) 고위험군이 처방 제한 대상이다. 또한 폐와 심정맥에 혈전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는 저용량을 처방할 것을 권고했다.

JAK 억제제는 류머티즘 관절염 등 염증 질환에서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라이릴리의 JAK 억제제 '올루미언트'를 세계 최초로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승인하면서 화제가 됐다.



그러나 화이자의 JAK 억제제 '젤잔즈'가 시판 후 안전성 조사(PMS)에서 혈전 등 중증 이상반응을 보고하면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미국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에서 JAK 억제제 사용을 일부 제한했다. 국내에서도 올해 7월부터 65개 JAK 억제제에 대한 사용이 제한됐다. 65세 이상 고령층과 심혈관계 질환·악성 종양 고위험군은 기존 치료제가 효과가 없을 때만 JAK 억제제를 처방받을 수 있다. 제품 주의사항에 심혈관계 이상반응·악성 종양·혈전·사망 증가 위험이 게재됐다.

JAK 신호 전달 체계에는 사이토카인 분비와 세포 성장에 관련된 JAK1·2·3 등 경로가 있다. JAK 억제제는 JAK1·2·3 중 하나 혹은 두 개의 신호 경로를 차단해 면역세포의 과다한 활동을 막는다. 문제는 하나의 경로가 차단되면 나머지 채널로 신호가 몰리면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JAK 억제제를 향한 안전성 우려와 시장 성장의 기대가 아직 섞여 있다. 한 관계자는 "화이자 젤잔즈의 부작용을 단지 혈전 정도로만 생각했다"며 "그러나 PMS(시판 후 조사)에서 심장마비 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JAK 억제제는 아직은 좀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FDA 경고 문구에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JAK 억제제 시장을 더 키울 것"이라며 "남성 탈모증 치료제 피나스테리드의 경우 성기능 장애에 자살 충동 부작용까지 명시돼 있다. 이런 경고문을 붙이는 게 규제 기관의 일이다"고 강조했다.
JAK억제제, 안전성 이유로 각국서 '처방제한'… HK이노엔 개발 전략은?
국내 제약사 중에는 HK이노엔만이 해당 기전으로 신약을 개발 중이다. 'IN-A002'라는 후보물질로 HK이노엔이 '케이캡'을 이을 차세대 신약을 개발하면서 내세운 유망한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HK이노엔은 올해 8월 건강하거나 경증·중등증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IN-A002 임상 1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IN-A002는 본래 경구(먹는)제로 개발됐지만 이번 임상은 바르는 경피(연고)제로 진행된다. 향후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경구 신약으로도 개발될 계획이다.

회사 측은 JAK 억제제가 갖는 부작용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먹는 치료제가 아니라 바르는 제제로 신약 개발을 추진하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먹는 약보다는 바르는 치료제가 더 안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염증 부위에 광범위하게 JAK을 억제하지 않고, JAK-1 효소만 선택적으로 억제해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보된 아토피 피부염 치료 신약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 JAK 억제제 향방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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