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외신기자 만난 금감원장 "시장수급 문제, 관리 가능한 상황"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2.11.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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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뉴스1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년 만에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 금융 시스템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와 이후 흥국생명과 DB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콜옵션)을 연기해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자 이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7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2017년 11월 이후 5년 만이다. 금감원장이 외신기자들과 5년 만에 자리를 갖는 배경에는 최근 한국 자금조달시장의 혼란이 있다. 지난 9월 레고랜드 사태에 이어 흥국생명과 DB생명이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연기하자, 해당 보험사뿐 아니라 다른 보험사와 은행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가격이 급락했다. 한국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해 다른 한국 기업들에 대한 채권 수요가 줄고 발행 금리도 더욱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원장은 간담회에서 신용경색이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을 일축했다. "연말 북클로징을 앞두고 시장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권 만기조정을 통해 대비하고 있다"며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할 때 지금은 관리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신용경색이 시스템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또 "시장의 긴장도가 높은 상황으로 쏠림현상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며 "상대적으로 한국의 펀더멘탈은 산업 전반적으로 견고한 것으로 보여지며 이번 시기를 거치며 국내 산업의 경쟁력도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이행에 당국의 개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조기상환에 대한 계획은 알고 있지만 시스템적으로 사전 개입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다만, 시장에서 발행시점에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에 대한 기대가 있는 점과 흥국생명의 자금여력도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최근 단기자금시장에서의 자금조달 문제와 관련해 "정책당국은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 등 특정부문에 한정해 선별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고, 한시적 시장안정조치를 통해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중개기능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대응하고 있다"며 "단기자금시장에서의 자금조달 애로는 금융시스템 전반의 유동성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정책당국은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 등 특정부문에 한정해 선별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고, 한시적 시장안정조치를 통해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중개기능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대응하고 있다"며 "단기자금시장에서의 자금조달 애로는 금융시스템 전반의 유동성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유동성 지원을 받는 증권사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게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정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번 유동성 지원 조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과다보유 증권사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 유동성 부족 가능성이 있는 증권사들에게 시장 안정화 목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지원 받는 증권사가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자구계획 이행여부 등을 철저히 관리해 도덕적 해이를 막고, 향후 부동산 익스포져 등 특정부문에서의 위험이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환율 급등이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국내은행의 경우 외화포지션 관리, 환헤지 등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어 환율변동이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답변했다. 최근 환율 급등으로 은행의 외화부채가 크게 늘었지만, 이로 인해 은행들이 크게 흔들리는 없을 것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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