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봄' 벌써 끝난 철강·석유화학…전문가들 입모은 반등 시점은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2.11.08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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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봄' 벌써 끝난 철강·석유화학…전문가들 입모은 반등 시점은


철강·석유화학사들이 올 3분기 수익성이 반토막 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익률이 반등했던 지난해와는 정반대 양상이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로 대표되는 복합위기와 악재들까지 겹치면서 당분간은 지금과 같은 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에나 점진적인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현대제철·동국제강 등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9200억원, 3730억원, 1485억원 등이다. 전년대비 71%, 56%, 50.2% 하락했다. 지난해 주요 제품가격 인상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주요 철강사들은 상반기까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왔지만, 전방 시황 악화로 수익성이 급락했다.

석유화학업계 사정도 비슷하다. 작년 상반기까지 유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률 제고로 높은 실적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성적이 대폭 후퇴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3분기(1조896억원)보다 91.0% 하락한 9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1197억원)과 금호석유화학(2305억원)도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각각 55.1%, 34.9% 축소됐다. 8일 실적발표를 앞둔 롯데케미칼 역시 2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이들 두 업계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동시에 침체기를 맞은 뒤, 지난해 나란히 반등에 성공했다.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또 똑같이 위기론이 재점화됐다. 이들의 행보가 유사했던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고금리 정책의 확산,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수요부진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악재 여파도 컸다.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경북 포항시 냉천이 범람하면서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주요 철강사들이 침수 피해를 겪었다. 석유화학업계는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나프타 가격 폭등과 공급량 증가가 겹쳤다. 판매가는 낮아지는 데 원자재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주요 철강·석유화학사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지금과 같은 흐름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견했다. 반등할만한 요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열린 각사의 컨퍼런스콜에서도 내년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이내믹한 반등은 어렵겠지만 점진적인 시황 회복과 이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는 게 공통된 견해였다.


한 철강사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가 겹치며 본격적인 호황기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면서 "불과 1년 사이 시장이 정반대 상황이 됐을 정도로 최근 글로벌 경기 흐름이 단기 요인에 따른 변화가 무쌍해 중·장기적 예측을 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2.0%로 전망하고, 일부 평가사들은 1%대 성장률을 점칠 정도여서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면서 "내년에 바닥을 찍고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 예상되는 만큼, 기업별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시도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개최한 내년도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에서도 비슷한 분석이 나왔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철강 시황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인프라 프로젝트 확대로 하반기 소폭 개선세가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원가 부담이 높은 가운데 금리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 중국발 공급 증가가 겹쳐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삼중고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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