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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펀드 조기 집행에 여전채 숨통 트이나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김남이 기자 2022.11.0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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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펀드 조기 집행에 여전채 숨통 트이나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이하 채안펀드)를 조기 집행하면서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이하 여전사) 자금조달에 다소 숨통이 트이고 있다. 채안펀드를 통한 여신전문금융회사채(이하 여전채) 발행이 본격화하면서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과 흥국생명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 연기 등으로 채권시장 찬바람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단 의견도 나온다.

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채안펀드는 지난주 약 800억원 가량의 여신전문금융회사채(이하 여전채)를 매입했다. 3일엔 신한캐피탈의 3년물 여전채 300억원, 4일엔 KB캐피탈의 3년물 여전채 400억원을 사들였다.

카드업계도 이번주부터 채안펀드를 통한 여전채 발행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채안펀드는 신한카드가 오는 10일 발행하는 1년1개월물 여전채를 400억원 어치 매입할 예정이다. 또 롯데카드가 이번주 중 발행 예정인 여전채도 300억원 사들일 계획이다.



여전업계는 채안펀드 조기 집행과 매입 규모 확대로 여전채 시장이 다소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한전채와 은행채 발행 축소를 유도하면서 최근 여전채 투자 수요가 되살아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부분 여전사들이 상시 유동성 정책에 따라 자금조달이 전혀 없어도 수개월 이상 정상영업이 가능한 만큼의 유동성은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라며 "불확실성 대비 차원에서 은행차입 확대와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을 통해 추가 유동성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연내 5%까지 올릴 가능성이 대두됨에 따라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4%까지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은 변수다. 여기에 흥국생명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연기에 이어 DB생명보험도 사모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연기하면서 채권시장이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채권시장 경색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자 여전업계는 ABS, CP(기업어음) 등을 통한 자금조달 비중을 늘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여전사는 올해 3분기 4조30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했다. 전년 동기 발행량 1조6000억원보다 약 169%(2조7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아울러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지난달 말 기준 CP 잔액은 23조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조900억원보다 약 76%(9조9470억원) 증가했다.

이에 여전업계는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있도록 원화 용도 외화차입을 유연하게 허용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기획재정부는 환위험 노출 가능성과 환율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여전사의 해외채권 발행을 자제시켜왔다.


업계는 또 채안펀드 하위펀드 운용사들이 여전사들에 요구하는 5대5 매칭 비율 완화도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현재 운용사들은 채안펀드가 A사 여전채 300억원을 매입하려고 하면 미리 최소 300억원 이상을 다른 기관에서 매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전사들은 이 매칭 비율을 5대5가 아닌 7대3으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여전사 자금담당 부장들과 개최한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도 이같은 의견을 금융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회사 관계자는 "채안펀드 조기 가동에 5대 금융지주의 95조원 규모의 시장 유동성 공급 방침으로 여전채 시장이 다소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정부 차원의 적기 시점의 적절한 후속 지원대책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사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채안펀드의 매입규모 확대와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기재부의 해외조달 한도가 폐지되는 등의 추가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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