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은 7일 폴란드에 김치 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최근 유럽 국가들이 국내 포장김치 주요 수출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하고 현지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대상은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 10개의 해외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폴란드 공장은 대상의 열한 번째 해외 공장이다. 해외 김치 생산 공장으로는 중국 연운항(롄윈강)과 미국 LA에 이어 세번째다.
대상 식품글로벌사업총괄 이경애 전무(왼쪽 여섯 번째)와 ChPN ‘우카시 그웽빈스키(Łukasz Głebinski)’ 대표(왼쪽 다섯 번째)가 합작법인 'Daesang ChPN Europe(대상 ChPN 유럽)' 설립을 위한 협약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상
폴란드를 유럽 시장의 전초기지로 결정한 것은 원재료 수급의 용이성, 인근 국가로의 접근성 등을 고려했다. 유럽 전역을 잇는 물류거점으로 동·서유럽의 중심에 위치한 폴란드를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했단 설명이다. 폴란드 공장 설립으로 대상은 유럽 김치 시장에서도 선두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대상은 폴란드 신선 발효 채소 전문업체 ChPN(Charsznickie Pola Natury)과 합작법인 '대상 ChPN 유럽(Daesang ChPN Europe)' 설립을 위한 계약 체결을 마쳤다. 내년 1월 출범할 '대상 ChPN 유럽'의 지분은 대상 76%, ChPN 24%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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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PN은 2016년 설립돼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인근 국가에 고급 유기농 신선 발효 제품을 유통하는 업체다. ChPN의 제품이 리들(LidI), 까르푸(Carrefour), 오샹(Auchant) 등 현지의 주요 대형 마트에서 이미 판매되고 있는 만큼 합작법인 출범 후 김치 생산이 시작되면 종가 김치의 현지 핵심 판매처의 입점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폴란드 합작법인 출범과 김치 공장 설립을 발판 삼아 2025년까지 유럽 현지 식품 사업 연간 매출을 1000억 원까지 끌어올린다게 대상의 계획이다.
종가./사진제공=대상
대상은 지난 1분기 미국 LA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폴란드 공장 설립까지 확정하면서 글로벌 생산기지 확충을 통한 김치 세계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상 종가 김치 수출액은 2016년 2900만달러에서 지난해 6700만 달러로 5년간 131% 증가했다. 국내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40%대에 머물던 김치 수출액 중 대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60%까지 늘어났다. 해외에서 팔리는 국산 김치 10개 중 6개는 '종가' 브랜드라는 뜻이다. 글로벌 시장의 성장이 이어지자 대상은 지난달 국내에서 사용하는 김치 브랜드 '종가집'을 글로벌 브랜드 '종가'로 통합시키기도 했다.
유럽의 김치시장이 커지는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 9월 기준 일본과 미국, 홍콩에 이어 네덜란드와 영국이 국내 김치 수출 주요 5개국에 포함되는 등 유럽은 김치 시장의 새로운 개척지라는 평가다. 실제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김치의 유럽 수출량은 매년 평균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종가 김치의 유럽 수출량은 다른 기업을 포함한 유럽의 김치 수출량 3397톤의 약 55%를 차지하고 있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유럽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폴란드 합작법인 설립은 김치의 세계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라며 "대상 종가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김치의 우수성과 정통성을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