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내년 성장률 1%대?…수출 위기에 내수도 불안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2022.11.0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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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김영훈 기자 =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7월 경상수지는 10억9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은 66억2000만달러 줄어 들었다. 7일 부산 남구 부산항 용당부두에 컨테이너가 빼곡히 선적되어 있다. 2022.9.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부산=뉴스1) 김영훈 기자 =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7월 경상수지는 10억9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은 66억2000만달러 줄어 들었다. 7일 부산 남구 부산항 용당부두에 컨테이너가 빼곡히 선적되어 있다. 2022.9.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이 위축되는 가운데 내수도 어려움이 예상되면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계속되며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민간 경제연구소, 증권사 등에서 내년 한국의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4일 발표한 '2023년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성장률을 1.6%로 전망했다. 한국은행(2.1%)과 KDI(한국개발연구원, 2.3%) 등이 기존에 내놓은 전망치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달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1.8%로 제시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9월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1.9%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소도 한 세미나에서 한국이 내년 1.9%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신한투자증권은 4일 발표한 '2023년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1%로 제시하는 등 한국 경제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국제기구, 국책연구기관 등은 대체로 2%대 초반의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지만 향후 1%대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IMF(국제통화기금)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로 내다봤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지난 9월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2%,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달 2.1%로 전망했다. 한은(2.1%)과 KDI(2.3%)는 조만간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하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내에서도 내년 성장률이 1%대 중후반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경제 위축이 전망되는 주요 이유로 우선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의 악화가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이 524억8000만달러(약 7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591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67억달러로 4월 이후 7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 영향으로 세계경제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한국 수출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IMF는 지난 10월 WEO(세계경제전망)에서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기존(7월) 2.9%에서 2.7%로 하향한 바 있다. 이른바 '차이나 런'과 코로나19(COVID-19) 봉쇄조치 등으로 한국 수출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것도 변수다.

또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를 유지하는 등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무역수지 적자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어서다.

정부도 수출이 쉽게 개선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글로벌 경기하강, 중국 봉쇄 등 대외여건 악화로 전세계 교역이 둔화되면서 우리 수출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라며 "특히 반도체 단가 급락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경기 위축이 IT 비중이 높은 우리 수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당분간 증가세 반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 감소폭(32억달러) 중 77%가 IT 수출 감소 때문이었다. IT수출은 총 25억달러가 감소했다. △반도체(-19억달러) △무선통신(-3억달러) △디스플레이(-1억달러) △가전(-2억달러) 등이다.

올해 비교적 양호했던 민간소비와 투자 등 내수도 내년에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부담 확대와 가처분소득 감소 등으로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보복소비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물가가 다시 6%대로 올라설 가능성은 낮지만 한동안 5%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금리 또한 내년 상반기까지 오름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내년 1분기까지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 전망 경로에는 국내외 경기 하방 압력 증대에 따른 하방 리스크와 고환율 지속, 주요 산유국 감산 규모 확대에 따른 상방 리스크가 혼재해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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