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OEM, 생산 중심 베트남→중미..."관세혜택에 봉쇄 없어"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2.11.07 06:53
글자크기
세아상역이 지난 8월 코스타리카에 제2방적공장을 완공하고 준공식을 개최했다. /글로벌세아세아상역이 지난 8월 코스타리카에 제2방적공장을 완공하고 준공식을 개최했다. /글로벌세아


의류 OEM 기업들이 중미(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대륙을 연결하는 지역)로 공장을 넓힌다. 미국 시장 접근성이 좋은데다 관세혜택이 있어서다. 반면 베트남은 코로나19(COVID-19) 기간 중 봉쇄 명령을 내린 여파로 바이어들이 기피하는 지역이 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4일 한세실업은 올해 중미 생산 기지 구축에 적극 나섰다. 과테말라 미차토야 지역 등에 친환경 방적, 편직, 염색 생산 설비를 갖추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26년까지 약 3억달러를 투자한다. 2024년부터 일당 5만kg 생산을 계획 중이다. 2024년까지 양대륙 수직계열화 고도화를 노린다.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부회장)는 지난달 말 온라인 기업설명회에서 "미주 바이어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미 생산지에 대한 수직계열화를 통해 가격, 품질, 납기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아상역도 지난 8월 코스타리카에 제2 방적공장을 완성했다. 2015년 코스타리카에 첫번째 원사 공장을 설립한 뒤 7년만이다. 세아상역은 이에 따라 방적, 편직, 염색, 봉제를 포함한 의류생산 전 공정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실현했다. 세아상역은 또 지난 7월부터 제3 방적공장을 짓기 시작해 202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3 방적공장이 완성되면 코스타리카 생산능력은 총 2만4000톤으로 기존 3배가 된다.



한세실업 과테말라 공장/한세실업한세실업 과테말라 공장/한세실업
의류 OEM 기업들이 중미 공장을 확대하는 것은 CAFTA(중미자유무역협정)으로 미국 시장에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CAFTA는 미국과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등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이다. 한세실업은 과테말라와 니카라과, 세아상역은 과테말라, 니카라과, 코스타리카에 공장을 두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미국의 중국 신장산 면화 수입 금지 등이 중미 생산의 장점을 키웠다. 세계 의류 수출 2위인 베트남이 지역봉쇄, 이동 제한 등 강력한 방역대책을 취하면서 미국 바이어들이 중미 생산을 선호하고 있다. 코트라는 최근 해외시장뉴스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섬유·봉제 분야 한국기업의 가동률은 30~40%에 머물고 있다"며 "가동률이 추가 저하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 신장산 면화를 사용한 제품은 수입 금지하면서 중미 생산이 더욱 중요해졌다. 중국과 인접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면화 원산지를 정확히 추적하기 어렵다. 원사 혼합을 이유로 미국에서 수입을 거절하면 의류업체에서 대응하기 힘들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미국은 유니클로의 남성용 셔츠 수입 통관을 막고 제품을 압류한 바 있다.


반면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를 주요 생산기지로 유지하고 있다. 중미 중에서는 엘살바도르에 생산법인이 있지만 최근 확대 기미는 없다. 미국 수출이 대부분인 한세실업, 세아상역과 달리 영원무역은 유럽 비중(지난해 OEM 매출 중 43%)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는 유럽의 일반특혜관세(GSP) 대상국라 관세 면제 혜택을 받는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동남아시아는 유럽향, 중미는 미국향인데다 영원무역은 아웃도어 등 기능성 의류 제작 비율이 높아 사업구조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