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에 광고 5분…넷플릭스, 韓서도 5500원 광고요금제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2.11.0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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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글로벌 9개국서 광고요금제 개시…국내 OTT 뒤따를지 관심

1시간에 광고 5분…넷플릭스, 韓서도 5500원 광고요금제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가 4일 국내에서 '광고요금제'를 개시했다.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월 구독료를 낮춘 요금제로, 넷플릭스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쟁 OTT 사업자도 광고요금제 모델을 도입할지 관심이 쏠린다.

넷플릭스는 미국 서부시간 기준 3일 오전 9시(한국시간 4일 오전 1시)부터 한국·미국·브라질·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호주에서 광고요금제를 도입했다.



이 요금제는 지난 1일 캐나다·멕시코에 적용됐고, 이날 9개국에 이어 10일 스페인에 도입된다. 한국 기준으로는 기존의 최저가 요금제인 베이식(월 9500원)보다 4000원 저렴한 5500원으로 책정됐다. 국내 요금이 다른 나라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미국의 광고요금제는 월 6.99달러다.

하지만 광고요금제 시청자들은 1시간당 평균 4~5분 가량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콘텐츠 시작 전과 중간에 15초 또는 30초 길이의 광고가 노출된다. 광고를 빨리 감거나 건너뛸 수는 없다. 또 해상도가 720p까지 지원되고, 콘텐츠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라이선스 제한으로 일부 영화와 시리즈 시청도 제한된다.



넷플릭스는 이용자의 '시청 경험'을 이유로 광고요금제 도입을 주저해 왔지만, 올 들어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실적이 주춤하자 결단을 내렸다. 넷플릭스 측은 "초기 단계지만 고객과 광고주 모두가 큰 관심을 보여주신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이용자 72% "광고요금제 이용 의향 있다"
넷플릭스 로고/ 22.04.19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넷플릭스 로고/ 22.04.19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장은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왔다. 앤머스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가 출시되면 내년에만 미국과 캐나다에서 총 750만명의 구독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넷플릭스의 광고 매출이 늘면서 오는 2026년까지 전사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OTT의 광고요금제에 대한 국내 소비자 반응도 나쁘지 않다. 최근 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이용 의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7%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9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미디어 이슈'에서 공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 광고요금제 이용 의향'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1000명 중 72%가 '이용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는 넷플릭스 이용자 3명 중 2명꼴(66.7%)로 현재 요금이 '다소 비싼 편'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 플랫폼의 홍수로 이용자 부담이 증가되는 만큼,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가 유용한 대안이 될 것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아울러 광고업계에서도 넷플릭스의 매체력을 높게 평가해 초기 광고 물량이 완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티빙·웨이브 등 국내 OTT 사업자들도 넷플릭스의 모델을 뒤따를지 관심이 쏠린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구독자 유치를 위한 비용 부담이 크고, 여전히 시장 초기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매력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다만 넷플릭스의 모델에 대한 시장과 소비자 반응을 살펴본 뒤 신중하게 도입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요금제의 성패는 얼마나 요금이 싸고, 실제 시청경험에 광고가 방해되는지에 달려 있다"며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구독자층이 비교적 단단한 국내 OTT도 중장기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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