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사도 넘어선 '나보타', 대웅제약 주름 폈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11.0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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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사도 넘어선 '나보타', 대웅제약 주름 폈다


대웅제약 (112,300원 ▲1,500 +1.35%)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매출액이 올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대웅제약의 대표 의약품 우루사를 추월하며 회사 최대 매출 제품으로 도약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덕이다. 제품 이익률도 높아 올해 대웅제약의 사상 첫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도 견인할 전망이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나보타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107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96억원이던 연간 매출액을 3분기만에 이미 훌쩍 넘어섰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2020년 연간 매출액의 두배 이상이기도 하다.



수출이 올해 나보타 매출 도약을 이끌었다. 나보타의 올해 1~3분기 누적 수출액은 84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8.4% 비중이다. 핵심 수출 시장은 미국이다. 메디톡스와 균주 도용 법적 분쟁이 마무리된 이후 지난해 부터 미국 수출이 탄력을 받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지난 9월 영국에 나보타를 출시하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유럽에 진출했으며 미용성형 시장이 발달한 동남아시아 및 중남미 지역에서도 매출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미국에 유럽 등이 새로운 시장으로 추가되며 추후 수출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나보타의 매출은 대웅제약의 기존 최대 매출 제품 우루사도 뛰어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우루사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886억원으로 올해 1~3분기 누적만으로도 나보타의 매출이 우루사의 지난해 매출을 넘어섰다. 우루사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471억원의 매출을 냈다. 같은 기간 나보타의 매출은 675억원이었다.

이 같은 나보타의 약진은 대웅제약 올해 연간실적 도약의 원동력이다. 매출 뿐 아니라 영업이익 기여도가 더 높다. 대웅제약 안팎에서는 나보타의 영업이익률을 50% 이상으로 보고있다. 1~3분기 나보타의 매출이 1079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보타 영업이익은 54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대웅제약 전체 영업이익 907억원의 60% 이상이다. 업계에서는 나보타를 발판으로 대웅제약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균주확보가 어려워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보툴리눔톡신 시장 특성 상 제품 이익률이 기본적으로 높다"며 "특히 나보타의 주 수출지역인 미국은 보툴리눔 톡신 원가가 한국의 10배일 정도로 높아 이익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보타는 시장 확대를 위한 두 번째 무기도 장착할 것으로 보인다. 신경성 근육병과 편두통 등 다양한 질환 치료용 임상을 통해 주름개선과 같은 '미용' 목적에 국한된 시장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가 진행중이다.

현재 나보타의 치료용 목적으로 사람 대상 임상이 진행중인 적응증(특정 의약품을 통해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은 경부근긴장이상과 편두통이다.

이 가운데 개발 속도가 빠른 것은 경부근긴장이상 치료용 나보타다.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이온바이오파마는 최근 미국 내 의료기관 20곳에서 경부근긴장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나보타의 임상 2상 탑라인(Topline) 결과를 공개했다. 저용량(150 U), 중간용량(250 U), 고용량(350 U), 플라시보(위약군) 4가지 투약군을 평가한 결과, 저·중·고용량 모두 위약 투여군 대비 유의미한 효과를 냈다. 보툴리눔 톡신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최대용량인 350U 투여군에서도 심각한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치료용 보톨리늄 톡신 처방은 전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약 57% 정도로 오히려 미용 처방보다 높다"며 "글로벌 치료용 시장까지 파고들 경우 매출 도약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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