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조화와 메모, 음식이 놓여있는 모습. /사진=박상곤 기자
이태원 참사 이후 많은 국민들이 우울감을 호소한다.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서울 한복판에서 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불안감과 공포를 느꼈다는 것이다.
평소 이태원에 자주 갔다는 취업준비생 C씨(29)도 '남 일 같지 않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 C씨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참사 소식을 접했다"며 "내가 직접 아는 사람은 아니더라도 건너건너 아는 사람들이 핼러윈을 맞아 놀러 갔다가 사고로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를 위한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이 헌화를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심리적 충격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숨쉬기가 힘들거나 심장이 뛰는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불면증, 집중력이나 인지 능력의 저하로 나타나기도 한다"며 "대개는 끔찍한 장면을 본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정상 반응이지만 지속해서 영향을 준다면 병·의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망자를 애도하는 기간을 가지는 것도 심리적인 치료법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비롯한) 재난 상황이 반복돼 많은 분들이 큰 상실감을 느낄 것"이라며 "애도는 떠나보낸 사람에 대한 예의인 동시에 치료법이기도 하다. 사람마다 애도에 필요한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더라도 (사망자들을) 충분히 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