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삼정KPMG를 '2023사업연도 감사인'으로 선정했다. 회계업계 1~2위인 삼일회계법인과 삼정KPMG가 제안서를 제출하고 끝까지 경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정KPMG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 감사인이 됐다. 삼성전자는 신(新)외부감사법에 따라 지난 2019년부터 3년간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선임했다. 그전까지는 약 40년간 삼일회계법인이 '삼성전자 감사인' 자리를 놓지 않았다.
이번 경쟁 과정에서 삼정KPMG는 삼일회계법인보다 낮은 수임료를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정KPMG는 70억원 중후반대를 제시했는데, 80억원 중반대를 제시한 삼일회계법인보다 가격 메리트가 있었다. '2022사업연도 감사인'이던 안진회계법인은 84억원을 보수로 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정이 삼일보다 6~7% 낮은 수수료를 제안해 가격 메리트가 있었다"면서도 "삼성전자처럼 큰 기업이 몇억원 차이에 의사결정을 하진 않았겠지만 무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감사인 길들이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감사인을 삼일회계법인이 아닌 안진회계법인으로 바꿨지만 감사품질 등에서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삼일회계법인을 고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업계 1위 삼일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두지 않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었고, 삼정KPMG의 위상이 삼일과 견줄만큼 높아졌다는 인식도 있었을 것"이라며 "삼정KPMG가 반도체 관련 국내외 전문가 라인업을 갖췄다는점도 고려했을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