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가 쏘아올린 中 부동산 위기, 은행으로 부실 전이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2.11.0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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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민은행 /사진=뉴시스중국인민은행 /사진=뉴시스


중국 부동산 개발사들 부실 여파가 금융으로 퍼지고 있다. 상장 은행들조차 부동산 부문 대출 부실을 공개하지 않는 곳들이 등장하면서 앞으로 닥칠 경제 전반의 충격을 예고한다.

1일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대형 은행 중 한 곳인 자오상은행은 전날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공공 부동산 대출 부실률이 3.32%라고 발표했다. 상반기 말보다 0.5%p, 전년 말과 비교해서는 무려 1.93% 급증한 비율이다.



공공 부동산은 중앙 정부 또는 지방 정부, 국유 기업 등 공공 기관들이 공익 목적으로 짓는 주택이다. 당연히 신용 점수가 높고 대출 금리는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민간 부동산 대출 부실이 이보다 훨씬 심각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은행의 3분기 말 현재 주택 담보대출 등 전체 부동산 관련 대출액 7878억3000만위안(약 153조200억원) 중 신용위험에 노출된 대출액은 4737억2700만위안으로 60.1%에 이른다. 그나마 지난해 말 이후 고위험 대출을 377억6200만위안 줄인 규모다.



지난해 말 중국 내 2위 부동산 개발사 헝다를 시작으로 동종 업체들이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처리된 후유증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45%가 이익으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 업체 20%는 최근 시세에 따라 미분양 아파트 등 재고 자산 평가액을 재조정할 경우 파산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대출받아 사전에 분양 대금을 통으로 지불했다가 공사 중단으로 아파트값을 날리게 된 수분양자들이 대출금을 갚지 않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관련 정보 사이트 위니드홈(WeNeedHome)에 따르면 중국 119개 도시, 343개 프로젝트에서 모기지 상환 거부 운동이 진행 중이다.

그 여파로 상반기 말 현재 A주(중국 본토 증시) 상장 은행 42개 중 부동산 불량 여신 현황을 공개한 21개의 평균 부실률은 2.64%로 지난해 말보다 0.3%p 증가했다. 2016년과 비교하면 무려 1.96%p 증가다. 자오상은행과 항저우은행, 상하이은행, 쑤저우은행 등 4개 은행의 경우 전체 부실대출의 30%가 부동산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대출 부실 현황을 공개하지 않은 나머지 은행들을 모두 더하면 평균 부실률은 훨씬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IMF에 따르면 중국 은행권 전체 대출 중 개발업체에 대한 대출 비중은 약 8%, 주택담보대출은 20%정도다. 중국 중앙정부는 24개 도시에서 주담대 금리를 낮추도록 허용했다. 인민은행은 또 국영 은행들에 6000억위안 이상 자금을 부동산 업계에 지원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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