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기다려!..나도 이차전지다" LG화학 11% '불기둥'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2.11.02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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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기다려!..나도 이차전지다" LG화학 11% '불기둥'


"LG화학 양극재 성장 대단하다. "

애널리스트도 펀드매니저도 깜짝 놀랐다. LG화학의 첨단소재부문 영업이익이 3분기 4160억원을 벌었는데 이중 70%가 양극재에서 나왔다. 성장에 대한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는 순간, 주식시장에선 LG화학이 폭등했다.

올 들어 주가가 부진했던 LG화학이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에 11% 뛰었다.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후 장기간 투자자 관심에서 소외됐는데 배터리 소재 실적이 부각되며 다시 '2차전지주' 반열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1일 코스피 시장에서 LG화학 (370,500원 ▼8,000 -2.11%)은 전일대비 6만9000원(11.02%) 오른 69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가 이어지며 5거래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전일 발표된 LG화학의 3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5.8% 증가한 14조1177원, 영업이익은 2.6% 증가한 9012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경기침체 여파에 석유화학 수익성이 대폭 악화됐으나 LG에너지솔루션 호실적과 첨단소재부문(양극재 등) 성장에 힘입어 3분기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화학기업 중 전분기 대비 증익을 기록한 유일한 기업"이라며 "석유화학부문에 큰 폭 감익 있었으나 양극재가 견인하는 첨단소재 이익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그리고 생명과학(LG생명과학 인수)의 4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지사업본부는 지난 2020년 12월 LG에너지솔루션으로 물적 분할, 올해 1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3분기 실적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양극재, 반도체 및 자동차 소재를 생산하는 첨단소재부문의 고성장으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양극재 등 첨단소재부문은 3분기 매출액 2조6억원(전분기 대비+30.1%), 영업이익 4160억원(+24.2%, 영업이익률 16.1%)을 기록했다. 판가 및 출하량 상승으로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중국 우시 공장의 양극재 가동률 개선으로 물량이 전분기 대비 +40% 늘며 확실한 성장성을 증명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학이 어려워졌을 때 배터리 소재 실적이 좋은 타이밍이 개선되며 이익을 만회했다"며 "이제는 다각화된 사업부에 대한 재평가와 배터리 소재 부문에 대한 프리미엄 부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첨단소재의 경우 메탈가격 상승 효과가 사라지면서 4분기에는 감익 불가피하다"면서도 "배터리 소재는 단기 수익성보다 앞으로 예상되는 높은 성장성 모멘텀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분할된 LG에너지솔루션 (367,000원 ▼10,000 -2.65%)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66.8% 급증한 521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6.8%로 우수한 수익성을 자랑했고 지난해 3분기 대비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도 고객사 배터리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81.84%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은 93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1.9% 급감했다. 정기 보수로 인한 기회손실 500억원이 반영되며 부진했다. 특히 3분기를 기점으로 첨단소재부문 영업이익이 화학보다 커지면서 LG화학의 위상 자체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LG화학의 양극재 부문이 3분기 고성장을 증명하면서 증권업계에선 목표가 상향이 이어졌다. 하나증권은 목표가를 72만원에서 85만원으로 올렸다. 미래에셋증권도 75만원에서 7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밖에 흥국, BNK, DB금투, 삼성증권도 목표가를 상향했다.

국내 양극재 주요업체 포스코케미칼은 시장에서 고평가(PER 70배)를 받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2022년 예상실적대비 PER(주가수익비율) 20배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올해 기준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매출 추정치는 2조원이며 LG화학의 양극재 매출액 추정치는 4.6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이날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76개 대기업집단 중 상장사를 보유한 70개 그룹의 상장사 303개 시가총액 변동 내용을 조사한 결과 SK와 LG그룹 순위가 변동됐다. 연초(1월3일) 4위였던 LG그룹은 SK그룹과 현대차그룹을 밀어내고 시총 2위에 등극(10월28일 기준)했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시총 124조4880억원이 불어났다. 총 시총 규모도 연초 120조8427억원이었으나 80.5% 증가한 218조1289억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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