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은 앞다퉈 은행 창구로 달려가 대출을 받는 모습까지 나온다. 정부가 시장 안정화 정책 등을 내놓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신용경색은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같은 기간 동안 국채 9조7887억원, 특수채 2조573억원, 은행채 2600억원 어치의 채권이 순발행된 것과 비교된다. 여신전문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인 기타금융채는 3조4423억원 어치 순상환됐다.
지난달 19일 LG유플러스 (9,780원 ▲30 +0.31%)가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공모채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처음으로 미매각되기도 했다. 우량한 신용도(AA)에 3년물은 연 5.59%의 고금리를 제시했지만 800억원 규모 중 100억원만 주문이 들어왔다. 이 외에도 한화솔루션 (23,150원 ▼650 -2.73%), 통영에코파워 등의 우랑채권들도 잇따라 미매각됐다.
만기가 짧은 회사채만이 완판되는 등 채권시장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8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교보증권 (5,000원 ▲95 +1.94%)(AA-)은 1년물 1200억원, 1.5년물 300억원의 자금 모집을 진행했고 각각 3330억원, 330억원 수요를 확보했다. 다만 희망 금리 추정치 상단보다 각각 1.1%, 1.3%포인트(p)를 더한 수준이라 고금리 부담이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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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자 정부는 지난달 공공기관 채권 발행 자제를 당부했다. 한국전력 (21,050원 ▲150 +0.72%)(AAA), 한국가스공사 (26,850원 0.00%)(AAA) 등의 신용도가 높은 공기업들의 자금 조달 방법을 은행 대출로 바꾸고 그보다 등급이 낮은 일반 회사채 수요를 늘려 시중 유동성 압박을 해소하겠다는 차원이다. 아울러 이날 5대 금융지주가 올해 연말까지 95조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의 돈맥경화가 쉽게 풀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경기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예상해서다. 또 금리인상 속도 가속화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간 회사채가 발행된 실적이 많아 회사채 시장은 현재 과잉 공급상태"라며 "국고채와 회사채 사이의 금리 격차인 신용스프레드도 벌어진 상황도 위험 요소"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회사채 시장이 침체기를 경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