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허가 임박…수혜업체 따로 있다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2.10.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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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허가 임박…수혜업체 따로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허가가 임박하면서 국내 일부 기업에도 수혜가 예상된다. 알츠하이머 양전자 단층 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이하 PET) 진단 제품을 보유한 퓨쳐켐 (9,390원 ▼380 -3.89%)이 대표적이다. 신약 허가로 아밀로이드베타(Aβ) 단일 항체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CMO(의약품 위탁 생산)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 (781,000원 ▼9,000 -1.14%)에도 간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알츠하이머 신약이 임상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 중인 항체 치료제 '레카네맙'은 지난달 긍정적인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내년 1월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예상된다.



로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간테네루맙'도 내달 말 임상 3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레카네맙과 동일한 Aβ 타깃 기전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기대된다.

알츠하이머 신약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PET 진단 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발표된 FDA와 미국보험청(CMS)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보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임상 과정에서 PET 촬영을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앞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상용화되면 PET 촬영을 통해 먼저 처방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레카네맙, 간테네루맙 등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임상 평가 2차 지표에 PET 촬영 영상이 사용된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앞서 임상이 진행된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 '솔라네주맙'의 경우 1169명 환자를 모집하는 데만 4500번의 PET 촬영을 했다"며 "간테네루맙, 도나네맙 대부분이 임상 과정에서 PET 촬영을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4개 알츠하이머 PET 진단 제품이 유통 중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퓨쳐켐이 '알자뷰'를 판매하고 있다. 아직 매출 규모는 작지만 향후 PET 촬영 시장 규모의 잠재성을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퓨쳐켐은 또한 일라이릴리의 PET 진단 제품 '아미비드'도 위탁 생산 중이다. 도나네맙의 국내 임상에서는 아미비드가 사용되는데 이를 퓨쳐켐이 CMO를 담당하여 공급하는 만큼 추가적인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퓨쳐켐 관계자는 "알자뷰는 주사 후 약이 혈관을 타고 뇌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다른 제품은 약 90분 이상이 소요된다. 환자 편의성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서 출시된 아두카누맙이 알츠하이머 치료제에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다른 약들이 출시하고 처방이 시작되면 진단제 매출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항체 CMO 업체 삼성바이오로직스에도 간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레카네맙 등 알츠하이머 치료제들은 모두 뇌 속의 Aβ 단백질을 타깃하는 비슷한 기전을 갖는다. Aβ 항체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약 580만 명, 이중 Aβ 타깃 기전으로 치료 가능한 초기 환자는 약 150만 명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레카네맙 임상 3상 데이터 발표 이후 글로벌 CMO 업체인 론자의 주가가 6% 상승하기도 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원료의약품 매출의 95% 이상이 단일 항체 치료제 CMO로 추정된다"며 "전체 단일 항체 치료제 시장은 연간 9~10% 성장이 전망되는데 가장 중요한 약물이 Aβ 타깃 알츠하이머 단일 항체다. 글로벌 단일 항체 치료제 CMO 기업의 투자 매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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