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 이재용 '삼성 회장' 오르기까지…쾌속승진 없었던 31년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2.10.2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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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취임, 뉴 삼성 시대]

(고양=뉴스1) 이승배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회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오른쪽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2022.10.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고양=뉴스1) 이승배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회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오른쪽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2022.10.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르는데는 1991년 삼성전자 입사 이후 31년이 걸렸다. 글로벌 시장을 누비며 말 그대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끝에 삼성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이 회장의 회장 취임은 자체로 삼성의 책임경영 의지로 해석된다. 이 회장이 걸어온 길에 더 눈길이 쏠리는건 그 때문이다.

이 회장은 1968년생으로 올해 55세(만 54세)를 맞았다. 경영자로서는 전성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나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에 비해서는 늦은 나이지만 사실상 그룹을 이끌면서 제2의 신경영 비전을 준비해왔다. 글로벌 대외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했다는 이사회의 설명은 그룹 안에서 이 회장 체제가 이미 안정을 찾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회장은 경복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동양사학과에 1987년 입학했다. 경영이나 경제가 아닌 인문학을 선택한 배경에는 삼성 창업주이자 할아버지인 이병철 회장이 있다. '경영은 언제든 배울 수 있으니 그 전에 인간과 역사를 먼저 배우라'고 조언한 것이다.

이 회장은 조부의 뜻에 따라 인문학을 먼저 배우고 이후 일본 게이오기주쿠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미국과 일본 내 정재계 인맥 형성도 이때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91년 삼성전자 공채 32기로 총무그룹에 입사하며 실무 체득에 나선 이 회장은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를 맡으며 경영진에 발을 들였다. 2003년 경영기획팀 상무로 승진했다. 2007년 삼성전자 전무 겸 CCO(최고고객책임자)로, 2010년 부사장 겸 COO(최고운영책임자)로 각각 승진했다.
55세 이재용 '삼성 회장' 오르기까지…쾌속승진 없었던 31년
오너일가 쾌속 승진의 재계 관행은 적어도 이 회장에게는 남의 얘기였다. 2012년 삼성전자 부회장에 오른 후 회장이 되기까지도 햇수로 10년이 걸렸다.

이 10년은 이 회장에게도 위기극복의 시험대나 마찬가지였다. 2014년 5월 고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쓰러지면서 삼성은 그대로 이 회장의 어깨에 올려졌다. 이 회장은 밖으로는 글로벌 IT기업 수장을 연이어 만나며 삼성의 외형을 키우고 안으로는 메르스 사태, 배터리 발화 등의 사안에 눈 코 뜰 새 없이 대응한다. 그리고 가장 큰 시련은 국정농단 사태에 엮이며 찾아왔다.

옥고를 겪고 지난 8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 회장은 반도체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최우선에 두고 강한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 경영공백을 찾아볼 수 없는 에너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경기침체 속에 초격차 기술력을 어떻게 확보해 미래 신성장동력을 창출할지, 지배구조 개선과 콘트롤타워 정비 숙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는 과제다.


이 회장은 1998년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과 결혼했고 11년 만인 2009년 합의 이혼했다. 슬하에 아들 이지호, 딸 이원주 두 자녀가 있다.

[프로필]

△1968년생 △1987년 경복고 졸업 △1992년 서울대 동양사학과 △1995년 게이오기주쿠대학교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하버드대학교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수료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 입사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 △2003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 △2004 ~ 2008년 에스엘시디 등기이사 △2007 ~ 2008년 삼성전자 전무 (CCO) △2007 ~ 2008년 삼성전자 전무 △2010년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 부사장(COO) △2010 ~ 2012년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 사장(COO) △2012년 삼성전자 부회장 △2015 ~ 2020년 삼성문화재단 이사장 △2015 ~ 2021년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2022년 삼성전자 회장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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