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끝났다, 도망밖에 답 없어"…짐싸는 中 초고액 자산가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2.10.2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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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연임 후 中부유층 '엑소더스' 속도…
이젠 홍콩도 불안, 아예 싱가포르로 자산 옮겨…
싱가포르 내 中패밀리 오피스 400개→700개

시진핑 국가주석 재집권 이후 중국을 떠나려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시진핑 국가주석 재집권 이후 중국을 떠나려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으로 종신집권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중국 부유층의 탈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공동부유'를 앞세워 자산가들에게 높은 세금을 물리고 통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루 빨리 고국을 떠나려는 '엑소더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진핑 3연임과 동시에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가 시 주석 측근들로 구성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하자 중국 부유층의 대대적인 탈출이 시작됐다.



홍콩·중국의 초고액 자산가 가문들을 고객으로 둔 데이비드 레스퍼런스 변호사는 "시 주석의 집권 연장은 지난 수십 년간 중국 경제와 함께 번창한 슈퍼리치 기업가들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며 "시 주석 연임 확정 후 여러 명의 고객들로부터 중국 탈출 계획을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집권 3기 최고 지도부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중전회)가 열려 시 주석 3연임이 공식 확정됐다. 2022.10.23.[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집권 3기 최고 지도부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중전회)가 열려 시 주석 3연임이 공식 확정됐다. 2022.10.23.
중국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싱가포르 대형 로펌 덴턴로디크의 키아멍로 수석 파트너변호사도 지난 수개월 동안 가문의 자산을 관리할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s·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사적 투자 전문 회사)'를 싱가포르에 설립해달라는 고객들의 요청이 급증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초고액 자산가 고객들 대부분은 수개월 전부터 시진핑의 3연임을 예고된 결론으로 판단하고 있었다"며 "과거엔 홍콩을 자산관리 허브로 선호했지만, 최근 본토의 통제가 강해지면서 아예 싱가포르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씨티프라이빗뱅크에 따르면 싱가포르 내 패밀리 오피스 수는 2020년말 400개에서 1년 만인 지난해말 700개로 급증했다. 시 주석 1인 지배 체제가 굳건해진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기간에도 중국인들의 자산 해외 반출 문의는 계속됐다. 싱가포르 로펌인 베이프런트로의 라이언 린 이사는 "지난주에만 중국의 슈퍼리치 가문 5곳이 싱가포르에 패밀리 오피스 설립을 문의해 왔으며, 이 중 3곳은 현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상하이와 베이징의 초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특수능력 (사업·과학·예술·교육·체육 분야 등에서 탁월한 능력)'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 영주권 신청도 급증하고 있다. 이 영주권은 투자 기반 영주권보다 발급에 소요되는 기간이 짧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AFP=뉴스1마윈 알리바바 창업주/ⓒAFP=뉴스1
중국 슈퍼리치들의 엑소더스 배경에는 시 주석의 재집권으로 그동안 주창해 온 공동부유 정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특히 중국 당국이 공동부유에 속도를 낼 경우 재산세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중국은 현재 부동산보유세와 상속세, 증여세 등을 부과하지 않지만 앞으로 이 같은 세금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개인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현실도 한 요인이다. 중국 당국에 밉보인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테니스 스타 펑솨이, 금융계 억만장자 샤오젠화를 비롯해 다수의 연예인들이 일시적 또는 장기적으로 자취를 감춘 사건이 잇따르면서 자산가들의 두려움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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