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주가' 이중고 씨젠, MSCI 지수에서도 제외되나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2.10.2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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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펀드 주요 투자기준 되는 지표…내달 11일 반기 변경 발표
편출 시 대규모 자금 유출 우려…성장동력 악화 속 추가 악재 가능성
상반기 편출 후보서 잔류, 하반기도 가능성…"중장기 성장동력 매진 통한 체질개선 주력"

'실적·주가' 이중고 씨젠, MSCI 지수에서도 제외되나


씨젠 (21,450원 ▼50 -0.23%)이 상반기에 이어 또 한번 MSCI 지수 편출 후보로 지목됐다. 코로나19(COVID-19) 유행 규모 감소와 미국발 투심 악화에 실적과 주가 측면 고민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자금 유출 가능성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내달 11일 반기 변경을 앞둔 MSCI 한국지수 편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변경 발효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MSCI지수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일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 지수다. 유수 글로벌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주요 지표로 꼽힌다. 편입 기업은 대규모 자금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고, 편출 기업은 유출을 우려해야 한다. 기준일 시가총액이 커진 종목이 신규 편입되고, 줄어든 종목은 편출되는 방식이다. 다만 특정일 시가총액이 아닌 유동시가총액이 함께 고려된다. 이번 심사 대상 기간은 이달 18일에서 31일까지다.

씨젠이 연달아 편출 후보로 지목된 배경엔 주력사업 성장동력 약화가 크게 작용했다. 씨젠은 분자진단 시약 및 키트를 핵심사업으로 보유한 기업이다. 지난 2020년 초 국내 코로나19 유입과 전 세계적 확산에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에 실적 규모가 급격히 불어났다. 지난 2019년 매출액 1220억원, 영업이익 224억원에 불과했던 씨젠의 실적은 2020년 매출액 1조1252억원, 영업이익 6762억원으로 폭증했다.



지난해 역시 매출액 1조3708억원, 영업이익 6667억원을 기록, 2년 연속 매출액 1조클럽에 가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2019년 11월 1만원 초반이던 회사 주가 역시 2020년 8월 16만원을 넘어서며 팬데믹 시기 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 하나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코로나19에 따른 수혜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분위기다. 1분기의 경우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실적을 유지했지만, 2분기부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급감했다. 2분기 씨젠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284억원, 130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 3037억원의 절반, 영업이익은 1442억원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증권업계 3분기 실적 전망치 역시 매출액 1357억원, 영업이익 24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매출액 3053억원, 영업이익 1286억원)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가 역시 고점 대비 크게 낮은 3만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달 27일에는 2만53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로 했다. 같은 달 28일 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통해 소폭 회복됐지만,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가 체질개선을 위해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은 진단사업 다양화와 미국 진출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MSCI지수 잔류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 씨젠은 지난 5월 반기 리뷰에서도 편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잔류에 성공한 바 있다. 현재 시총 규모가 지난 반기 변경 보다 낮아진 상태지만, 증시 전반적인 낙폭을 고려하면 희망이 없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지난달 자사주 매입 효과에 시총 일부 회복한 점을 감안하면 약세를 지속 중인 다른 후보군과의 경쟁 아닌 경쟁에서 비교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회사는 당분간 중장기 지속성을 위한 사업 구조 체질개선과 제품 고도화에 주력한다. 씨젠은 상반기 미국 진출 기반 마련을 위해 현재 법인장과 R&D 담당을 영입한 바 있다. 현지법인을 통해 글로벌 진단 시장의 절반 가량을 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 반등을 모색한다. 자체 제품 개발과 임상, 생산 능력 등을 순차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사업구조는 자동화를 중심으로 한 '분자진단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 7월 출시한 완전자동화 검사시스템 'AIOS'가 대표적 사례다. 핵산 추출부터 유전자 증폭, 결과 분석 등 유전자증폭검사(PCR) 전 과정을 완전 자동화한 시스템이다. 검체만 투입하면 결과를 받아볼 수 있어 전문가를 통한 검사가 불필요하다. 여기에 겨울철 7차 유행이 전망되는 코로나19 재확산 여부도 실적 반등 기대요소로 남아있다.

씨젠 관계자는 "코로나19에 의한 매출확대 지속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에 대비해 미국사업과 진단사업 플랫폼화 등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며 "사업 개선이 단기간 내 완성되는 것이 아닌 만큼, 당분간 꾸준히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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