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못 받을라"…수도권 8만가구 전셋값, 2년 전보다 하락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2.10.2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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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못 받을라"…수도권 8만가구 전셋값, 2년 전보다 하락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하락한 수도권 아파트가 8만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가격이 떨어지면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지는 '역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기준 수도권 아파트 278만4030가구의 전세가격을 2년 전과 비교한 결과 7만8412가구(2.8%)의 전세가격이 하락했다.



지역별로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내린 아파트 비중은 인천이 6%(36만7936가구 중 2만2192가구)로 가장 높았다. 경기는 2.5%(139만253가구 중 3만4292가구), 서울은 2.1%(102만5841가구 중 2만1928가구)로 집계됐다. 인천은 올해 들어 4만가구 이상 아파트가 입주하고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중구, 동구의 구축 단지를 중심으로 시세 역전이 발생했다. 경기는 외곽 지역, 서울은 대단지 등에서 역전세 우려가 나타났다.

아파트 연식이 오래될수록, 소규모 단지일수록 역전세 위험이 컸다. 전세가격이 떨어진 수도권 아파트를 연식 구간별로 보면 30년 초과 아파트가 33.5%(2만6248가구)로 가장 높았다. 이어 △21~30년 이하 31.3%(2만4534가구) △11~20년 이하 23.2%(1만8198가구) △5년 이하 7.8%(6100가구) △6~10년 이하 4.2%(3332가구) 순으로 조사됐다.



단지 규모별로는 300가구 미만 소단지 비중이 39.4%(3만892가구)로 가장 높았다. 1500가구 이상 아파트가 19.4%(1만5212가구)로 뒤를 이었다. 이는 월세 전환과 갱신권 사용으로 전세수요가 줄고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이 하향 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300~500가구 미만 17.8%(1만3972가구) △500~700가구 미만 11.9%(9340가구) △700~1000가구 미만 8%(6235가구) △1000~1500가구 미만 3.5%(2761가구) 등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전반적으로 보면 역전세가 우려되는 가구의 비중은 낮은 편이지만 매매·전세시장 하락세가 지속되는 만큼 실제 시장에서는 역전세 매물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전세 대출이자 부담 확대와 깡통전세 우려 등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수요가 늘고 있어 소규모·구축 단지뿐만 아니라 아파트 입주나 과거 갭투자가 많았던 지역에서는 2년 전보다 가격을 내린 전세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역전세 우려가 큰 지역에서는 기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해 주택을 급매물로 내놓는 집주인들이 나타나 전세가격 하락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차인들은 가급적 최근 전세가격이 급격하게 내린 아파트의 입주는 피하고, 전세금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등 보증금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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