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뚫고 100만명 '체크인'..4성급 '스테이' 주효한 호텔신라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2.10.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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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객실점유율(OCC) 80% 유지하며 연간 125만 객실 판매 전망…해외진출도 본격화

신라스테이 객실. /사진제공=호텔신라신라스테이 객실. /사진제공=호텔신라


토종 호텔체인 호텔신라 (56,100원 ▲300 +0.54%)의 가성비 호캉스(호텔+바캉스) 시장 공략이 10년 만에 결실을 맺고 있다. 4성급인 비즈니스 브랜드 신라스테이가 올 한 해 동안 100만 번째 체크인을 눈 앞에 뒀다. 코로나19(COVID-19) 위기가 무색할 만큼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매출 효자로 자리매김한 만큼 글로벌 비즈니스 호텔 각축장인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도전장을 던질 계획이다.

23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신라스테이가 이달 중에 연간 100만번째 객실을 판매할 전망이다. 올해 초부터 매일 3000번 이상의 체크인이 이뤄져야 가능한 수치로, 꾸준히 평균 객실점유율(OCC)이 80% 이상을 유지한 셈이다. 신라스테이 관계자는 "국내 호텔 단일 브랜드론 최초"라며 "엔데믹(풍토병)과 고환율로 회복세를 보이는 외국인 투숙 증가 등의 호재로 연말까지 125만 객실이 판매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라스테이는 국내 호텔시장이 치열해지기 시작한 2013년 호텔신라가 선보인 브랜드다. 2010년 호텔신라의 키를 잡은 고(故) 이건희 삼상그룹 회장의 맏딸 이부진 사장의 야심작 중 하나다. 비즈니스부터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까지 방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시장이 급격히 커진 시점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3~4성급 비즈니스 호텔시장을 잡기 위한 카드였다.

2013년 삼성전자 (78,100원 ▼1,500 -1.88%) 주요 사업장과 가까운 경기도 동탄에 1호점을 낸 신라스테이는 2014년부터 100% 자회사 별도법인으로 만들고 본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섰다. 이후 서울 광화문·서초·역삼·마포 등 주요 상업지구를 중심으로 잇따라 깃발을 꽂았다. 호텔신라에 따르면 현재 신라스테이는 지난 17일 문을 연 전남 여수점까지 전국 14개 지점에서 4510개의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장충동과 제주 서귀포에 자리잡은 럭셔리 브랜드 '더 신라'의 이미지만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신라스테이는 출범 3년 만인 2017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국내·외 비즈니스 출장객을 두루 유치할 수 있는 입지적 장점이 큰 데다, 주력 사업인 신라면세점과도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인게 주효했다.

코로나 위기도 빠르게 벗어났다. 중국·동남아 등 가성비 중심의 저가 투숙객 유치를 위한 출혈경쟁에 집중하다 팬데믹(전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직격탄을 맞은 국내 3~4성 비즈니스 호텔과 달리 2030(20~30대) 내국인 호캉스족을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워케이션(일과 휴가 병행)이나 한 달 살기 같은 상품으로 신규 국내여행 수요를 발굴하며 외국인 투숙객이 사라진 자리를 채웠다. 실제로 신라스테이는 올 상반기 77%의 투숙률을 기록했다.
주요 신라스테이 사업장. /사진제공=호텔신라주요 신라스테이 사업장. /사진제공=호텔신라
면세사업은 물론 호텔사업에서도 적지 않은 악재를 겪고 있는 호텔신라 입장에선 든든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된 셈이다. 호텔신라는 문화재 발굴에 코로나 사태가 겹치며 숙원사업인 장충동 한옥호텔 건립을 잠정 중단했고, 첫 해외진출인 신라 모노그램 다낭이 팬데믹으로 오픈이 지연되며 운영에 차질을 빚는 등 호텔사업 확장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 신라호텔과 함께 신라스테이가 제 몫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여행규제 완화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비즈니스호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단 점에서 당분간 신라스테이의 실적 전망도 밝단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호텔신라는 신라스테이를 활용한 호텔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전북 전주와 세종, 제주 이호테우 등으로 사업장을 늘리는 한편 윤곽만 잡혀 있던 미국 진출도 신라스테이 산호세점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 서부 실리콘밸리에 들어설 신라스테이 산호세가 최근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오픈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쌓는다는게 호텔신라의 전략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신라호텔 가치에 실속을 더한 상품과 서비스로 본격 결실을 맺고 있다"며 "코로나로 2020년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듬해부터 곧바로 흑자 경영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성장하면서 비즈니스 호텔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며 "2025년까지 20개 프로퍼티(호텔 시설)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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