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염기성내화물 생산업체로 설립된 삼화화성에서 출발했으며 1994년 산업로 보수 및 축로시공업체인 포항축로를 합병하면서 포철로재 주식회사로 이름을 바꿨다. 내화물 제조에서 시공까지 일관체제를 갖춘 종합노재회사로서 발판을 마련한 뒤 2008년에는 제철소 석회소성설비 위탁운영, 2010~2011년 제철소 화성공장위탁운영 및 화성품 판매사업을 실시하며 외형을 키웠다.
양극재 사업부문은 2019년 포스코ESM 인수를 통해 시작됐다. 광양 1,2 단계 준공(3만톤) 및 광양 3,4 단계 증설(6만톤)을 진행하고 있다. 고용량 Hi-Ni계 NCM을 양산해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전고체 전지용 양극재 등 빠르게 변화하는 전기차 기술에 맞춘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최근 주가흐름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올 3월 9만원대 후반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이내 반등을 시작해 현재는 19만원 안팎까지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NAVER, 셀트리온, 카카오 등 한국증시 대표주들이 연중 최저가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과 대비된다.
증시 급락에도 주가 역주행…더 오른다는 애널리스트 시각특히 포스코케미칼은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매수의견과 목표주가 상향이 잇따르는 중이다. 올해 초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13만~15만원 수준이었는데, 5월에는 17만~18만원으로 올랐고 현재는 20만원 이상의 목표가를 제시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목표주가가 가장 높은 곳은 키움증권으로 23만5000원이다.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이 급락했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병행된 각국 통화약세 여파로 시장 전반이 최악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행진도 이어진다. 포스코케미칼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연말 6.04%였는데 현재는 7.92%까지 상승했다. 단순계산으로 30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포스코케미칼에 대한 뜨거운 관심의 배경은 뭘까. 애널리스트들이 꼽는 가장 큰 강점은 기술력이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을 "국내에서 유일하고, 글로벌하게도 찾기 힘든 2차전지용 양극재와 음극재 복합기업"이라고 평가했다. 2차전지 소재는 가혹한 환경을 버텨야 한다. 자동차 부품은 사막의 고온과 극지대의 한파를 버텨야 하고 비와 바닷물도 맞는다.
운행 중 가해지는 충격과 견뎌야할 에너지도 상당하다. 2차전지 가운데서도 자동차용 소재는 기본 능력 뿐 아니라 안정성도 최고 수준이어야 한다. 자동차용 2차전지 소재를 하나만 개발할 수 있어도 글로벌 수준에 오르는 기업으로 인정받는 이유다. 그런데 포스코케미칼은 어렵다는 음극재와 양극재를 동시에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 때 포스코케미칼의 기술력을 믿기 어렵다는 이들이 있었을 정도다.
정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 2차전지 소재개발과 관련해서는 포스코그룹의 역량이 집결되고 있다"며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를 통한 원재료 소싱이 가능하고, 두터운 연구진을 활용해 선행기술과 양산기술, 공정의 동시개발이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그룹사들과 원료, 소재연구, 기술개발 "시너지 통했다"

신규로 시작된 인조흑연 사업은 자회사인 PMC텍을 통해 원료인 침상코크스 확보가 가능하다. 기존에 자회사가 생산하던 침상코크스는 전기로 전극봉 등에 주로 쓰였다. 침상코크스의 원료인 콜타르는 포스코 제철공정에서 생산되므로 향후 물량 확대가 어렵지 않다.
차세대 음극재 소재로 각광받는 실리콘도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까지 2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는 표준 기술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향후 가파른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양극재도 그룹 내 내재화가 강점으로 꼽힌다. 광양공장 내에 있는 포스코리튬솔루션 부지는 수산화리튬 4만3000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하이니켈 양극재 물량의 100% 내재화가 가능하다. 전구체 투자와 함께 양극재 밸류 체인 전반의 내재화로 연결된다. 양극재 사업은 순항하고 있는데 전방수요의 성장과 고객사 확대로 국내 설비가 풀가동되고 있다. 7~8월 판가인상 효과까지 반영되면서 3분기 양극재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51% 증가한 4325억원으로 추산된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을 8548억원, 영업이익을 525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기존 예상치인 474억원에서 상향조정한 것이다. 장 연구원은 "북미 얼티엄셀즈향 NCMA 증설(광양 3·4공장, 포항공장)외에도 캐나다에 얼티엄셀즈와 양극재 합작 공장을 짓고 미국 완성차업체 및 미국 현지 배터리업체에 대응할 방침"이라며 "회사의 로드맵에 따르면 2025년까지 양극재 캐퍼 34만5000톤을 준비할 예정인데 이중 현재까지 미국시장으로 전체 캐퍼인 15만톤의 절반 가량이 할당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실적개선은 확정적인데 내년과 후년까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북미에서 조립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포스코케미칼에는 호재라는 지적이다.
탈 중국 외치는 美 전기차 관련 법안도 호재
한제윤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IRA 법안은 공급망에서 탈중국을 이끄는 변화를 핵심으로 하는데 배너리 셀 뿐 아니라 배터리 소재와 원재료에 대해서도 탈중국을 요구한다"며 "포스코케미칼은 그룹사를 통해 중국을 거치지 않고도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이 가능하고 리사이클링 메탈의 조달비율까지 맞출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업체 가운데서도 IRA 법안에 완벽한 대응이 가능한 기업이 드문데 그 중 하나가 포스코케미칼이기 때문에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30년 글로벌 양극재 수요는 320만톤으로 추산되는데 포스코케미칼은 이 중 20%를 확보하기 위한 증설을 계획중이다. 음극재 부문에서도 같은 목표를 가지고 2025년 17만톤, 2030년 32만톤까지 캐퍼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10년 내 10배의 캐퍼가 생기는 셈인데, 이렇게 되면 기업의 위상이 달라지게 된다는 것이 시장 평가다.
포스코케미칼은 얼티엄셀즈향 양극재의 메인 벤더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급물량 증가가 나타날 전망이다. 올해 9월 얼티엄셀즈의 JV1 공장(40GWh)이 가동을 개시했으며, 내년 하반기에 JV2 공장(45GWh), 2024년 하반기에서 2025년 상반기 JV3 공장(50GWh)이 순차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상 배터리 셀 공장의 램프업 기간이 6개월~1년인 것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부터 동사 양극재 공급량의 본격적인 증가가 발생할 것"이라며 "특히 GM과의 양극재 합작법인인 얼티엄캠(연간 3만톤)이 2024년 하반기 완공되기 때문에 3만톤의 물량 공급은 이미 확정된 상황이고 2단계도 논의되고 있어 추가 공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방 고객사인 GM의 북미 전기차 판매량이 예상보다 견조하고, 내년부터 출시되는 신차(허머 EV SUV, 쉐보레 실버라도 등)가 많아 2차전지 소재공급 확대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