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사업비 7000억 조달 실패…건설사 돈으로 빌려준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2.10.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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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일 기한 단기채 연장 실패...시공단 "내년 1월 분양 전까지 한시 부담"

 17일 오전 재건축 공사가 재개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공사현장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새 단지명 '올림픽파크포레온') 사업이 약 6개월 만에 재개됐다. /사진제공=뉴스1 17일 오전 재건축 공사가 재개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공사현장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새 단지명 '올림픽파크포레온') 사업이 약 6개월 만에 재개됐다. /사진제공=뉴스1


건설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자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장인 둔촌주공도 직격탄을 받았다.

오는 28일 만기가 도래한 7000억원 규모 PF 연장 차환에 실패하면서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자체 자금으로 내년 1월 분양 전까지 사업비를 직접 조달할 계획이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66일 기한으로 발행한 둔촌주공 PF 자산담보부단기채를 운용한 BNK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이달 28일 만기를 앞두고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차환에 실패했다.



당초 증권사들은 기존 사업비 7000억원에서 추가로 1250억원을 더해 총 8250억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추진했으나, 결국 투자자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까지 시공사업단은 증권사들이 내년 1월 분양 전까지 ABCP 발행을 무난히 연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가 터진 직후 PF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자 결국 자체 자금으로 사업비 7000억원을 상환키로 결정했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적용 금리는 다소 오르겠지만 투자금 차환이 연장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며칠 사이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며 "각 사가 보유한 자체 자금으로 보증액을 충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별 보증액은 현대건설 1960억원, HDC현대산업개발 1750억원, 대우건설 1645억원, 롯데건설 1645억원이다. 롯데건설은 둔촌주공을 비롯해 다른 재건축 사업장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최근 총 7000억원(유증 2000억원, 계열사 차입 5000억원)의 유동 자금을 확보했다.

시공사업단은 사업비 지원에 따른 이자는 시중금리를 적용해 조합에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 금리를 고려할 때 조합 측은 약 300억~350억원의 추가 사업비 지출이 예상된다.


자금 압박이 가중되면 분양가 인상 압력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둔촌주공 예상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 내외로 예측된다. 하지만 분양 실적이 준수하면 사업 진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게 시공사업단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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