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토크]일찍 일어난 자 6% 예금 잡는다…은행 앞 장사진 진풍경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2.10.22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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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권이 앞다퉈 수신상품 금리를 올리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예·적금 금리에 조금이라도 이자수익을 더 챙기려는 금리 '노마드족'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연 6%대 금리를 훌쩍 넘긴 정기예금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저축은행 오프라인 영업점에는 '오픈런'이, 온라인에서는 서버 마비 현상까지 빚어진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5.29%로 집계됐다.



평균 금리가 1%포인트(p) 오르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연 2%대에서 지난 6월 연 3%대가 될 때까지 약 11개월이 걸렸다. 이후 연 3%대에서 연 4%대까지는 약 4개월이 소요됐다. 그리고 연 4%대에서 연 5%대를 돌파하기까지는 채 2주일이 걸리지 않았다.

개별 저축은행으로 보면 연 6% 이상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도 나왔다. 동양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전날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6.5%(1년 만기 기준)까지 인상했다. 엠에스저축은행 'e-정기예금'은 최고 연 6.45%를 제공한다. 이밖에 HB·키움·키움YES·스마트·인천·OSB·참 저축은행이 각각 연 6%대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시중은행 예금금리도 어느새 연 5%를 향해 가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예금 금리를 주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은 최대 연 4.67%의 이자를 준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는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 금리가 최고 연 4.6%로 가장 높다. 지방은행 가운데는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이 최고 연 4.95%의 금리를 제공한다.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금융권이 앞다퉈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0.75%였던 기준금리는 이달 3%까지 치솟았다. 기준금리 3%는 2012년 7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또 은행은 강화된 정부의 예대금리차 관리에 예금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 사정은 더 복잡하다. 대부분 자금을 수신상품으로 조달하는 저축은행은 은행과 수신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은행보다 금리가 낮으면 굳이 사람들이 저축은행에 돈을 맡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수신 금리를 올리면서 저축은행도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게 됐다.


금융권의 이러한 금리 인상 행렬에 정기 예·적금 규모는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정기 예·적금은 전월 대비 34조1000억원 증가했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6%대까지 인상된 저축은행에는 가입자가 몰리면서 '오픈런'이 벌어지기도 했다. 실제 지난 20일 연 6.5%까지 금리가 오른 'Fi 리볼빙 정기예금'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다올저축은행 일부 영업점 앞은 영업 개시 전부터 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다올저축은행은 홈페이지에도 접속자가 몰리자 '거래처리에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는 안내창을 띄우기도 했다. 다올저축은행은 이 상품이 예상보다 빠르게 판매되자 결국 지난 21일 금리를 최고 연 5.2%로 낮췄다.

아울러 모든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도 19일부터 전날까지 간헐적으로 접속 장애가 일어났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다음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된 만큼 금융권의 예·적금 금리 인상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며 "지난 몇 년 동안 초저금리 기조 속에 외면받았던 정기 예·적금이 금리인상기를 맞아 선호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금리를 인상했다고 굳이 홍보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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