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을 향한 여론은 급격히 나빠졌다. 장기기증 희망 신청을 취소한다는 전화가 빗발쳤다. 뇌사 장기기증자는 2016년 573명에서 2017년 515명으로 줄었다. 통계 작성 후 첫 감소세였다. 이후에도 감소세가 꾸준해서 기증자는 지난해 442명으로 떨어졌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기증원) 종사자들은 2017년 일로 사람들이 어떤 큰 충격을 입었는지 느낀다고 했다. 민지은 기증원 코디네이터(33)는 "아직 '시신을 직접 운구해야 하느냐'고 묻는 가족들이 있다"고 했다. 기증원은 장기기증자 유족 예우를 맡은 기관이다.
명절 귀경길 뚫고 서울서 논산 향한 구급차...유족 "오해 풀렸다"
![장기기증 끝나면 시신 처리는 유족이?…180도 달라진 유족예우](https://thumb.mt.co.kr/06/2022/10/2022102114395512200_2.jpg/dims/optimize/)
서비스를 받은 기증자는 2018년 140명에서 2019년 223명, 2020년 240명, 2021년 234명으로 늘고 있다. 응급구조사가 동승한 이송 건도 매년 수십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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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추석 연휴에는 서울 병원에서 충청남도 논산의 장례식장으로 장기기증자 시신이 이송됐다. 유족은 기증원 관계자에게 "귀경길 정체 때문에 상황이 어려웠을 텐데 감사하다"며 "(시신을 직접 이송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해가 풀렸다"고 했다.
기증원은 유족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매우 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매우 불만족'까지 5점 척도로 조사했다. 만족도를 종합하니 100점 만점에 88.2점이었다. 대다수 유족이 매우 만족이나 만족을 고른 것으로 해석된다.
![최지우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코디네이터가 2019년 장기기증자 시신을 구급차에 실어 장례식장으로 이송보내고 있다./사진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https://thumb.mt.co.kr/06/2022/10/2022102114395512200_3.jpg/dims/optimize/)
![민지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코디네이터(33). 코디네이터는 장기기증자 발굴부터 유족 지원까지 장기기증의 전반적인 과정을 조율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https://thumb.mt.co.kr/06/2022/10/2022102114395512200_1.jpg/dims/optimize/)
이들은 유족과 상담하고 장례 절차가 끝나면 어떤 복지 서비스가 필요할지 계획을 세운다. 한부모 가정 지원금, 돌봄 서비스 등 필요한 서비스들 신청 계획을 세워 유족에게 안내하는 식이다.
장례 후 유족과 관공서, 직업훈련소에 동행해 복지 서비스 신청 절차를 도와주는 일도 흔하다. 최은정 복지사는 "뇌사 장기기증자는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때가 많아서 유족들이 상대적으로 더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장례를 마치고 '이제 어떡하지' 막막하지 않도록 복지사들이 기증 전, 후 돕는다"고 했다.
장례가 끝나면 '애도 상담'을 한다. 유족들 일상 회복이 목적이다. 평균적으로 유족 한명당 5~8번 방문 상담을 하지만 정해진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2~3년으로 길어질 수도 있다. 상담은 복지사가 판단하기에 유족이 상실감에서 회복하기 전 끝나지 않는다.
처음에 '나도 가족을 따라 세상을 떠나고 싶다' '살 의미가 없다'고 하던 유족들도 상담하면 변한다고 한다. 최 복지사는 "이제 회복했다며 '다른 유족들께 신경 써달라'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기증원 종사자들도 유족 지원이 완벽하지는 않다는 것을 안다고 한다. 최 복지사는 "유족 지원은 유족이 만족할 때까지 해야 한다"며 "유족마다 필요가 다른데 매년 바뀌는 복지 정책을 공부하며 유족이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민 코디네이터는 "오해를 풀고 존중받는 기증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누군가에게 기적이 되는 장기기증에 관심 가져주길 부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