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폰→갓성비' 알뜰폰처럼…LG헬로비전은 '비대면' 혁신중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2.10.2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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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LG헬로 '비대면 체질개선' 이끄는 손기영 온라인마케팅담당

LG헬로비전 손기영 온라인마케팅담당/사진제공=LG헬로비전LG헬로비전 손기영 온라인마케팅담당/사진제공=LG헬로비전


"영업 당하기 싫다. 내 집에 누군가 들이고 싶지 않다. 트렌디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싶다."



LG헬로비전 (3,265원 ▼5 -0.15%) 손기영 온라인마케팅담당이 최근 비대면 채널의 핵심 고객군으로 MZ세대를 끌어들인 비결은 앞선 3가지 요구를 충족시킨 덕분이다. 특히 판매한 상품이 케이블TV, 알뜰폰, 렌탈가전까지, 그다지 'MZ스럽지 않은' 상품인 점은 더욱 놀라운 대목이다. 그런데도 LG헬로비전의 온라인 직영몰을 통한 케이블TV·인터넷 가입자 중 2040대 비중이 65%였고, 렌탈 가입자 중에서도 70% 이상이 2040세대였다. 알뜰폰은 일찌감치 MZ세대의 '갓성비 꿀조합'으로 자리잡았다.

23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손 담당은 "몇 년 전만 해도 '효도폰' 취급받던 알뜰폰이 지금은 MZ세대에서 대세"라며 "사은품과 현금 영업 등을 내세웠던 구태의연한 마케팅 비용을 줄여 고객에게 돌려드리면, 지금은 '올드'한 이미지의 케이블TV·인터넷, 렌탈가전 사업도 얼마든지 MZ를 공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LG헬로비전은 올해 온라인마케팅담당 조직을 중심으로 전사적인 비대면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비대면 채널을 통한 상품·서비스의 본원적 경쟁력 제고를 통해 성장 정체기인 유료방송 시장의 재도약을 이끌겠다는 목표다 .방송·통신 시장이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 세대를 아우르는 '필수재'인 만큼 "상품이 좋은 결국 고객이 선택한다"는 게 손 담당의 믿음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 채널인 직영몰에선 케이블TV·인터넷 개통을 단 하루 만에 처리하는 '24시간 번개설치', 경쟁사 대비 반값 가격을 내세운 '알뜰형 케이블TV 결합상품', 월 6000원대 'UHD+와이파이 결합상품' 등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특히 24시간 번개설치 서비스는 직영몰 셀프가입 고객의 40%가 '당일설치'를 희망한 데 착안했다.

렌탈 직영몰에선 전화상담 없이 1분 만에 이용자가 스스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바로구매' 서비스를 개시했는데, 한 달 만에 이용률이 18%를 넘어섰다. 또 알뜰폰 직영몰에서는 유저들이 각자의 '내돈내산' 실시간 후기를 공유하는 소통 공간인 '고객 리뷰 서비스'를 오픈했다.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 실패할 리 없다는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LG헬로비전 손기영 온라인마케팅담당/사진=LG헬로비전LG헬로비전 손기영 온라인마케팅담당/사진=LG헬로비전
이 같은 노력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LG헬로비전의 주력인 케이블TV·인터넷 상품은 올해 전체 가입자 10명 중 1명이 직영몰을 선택했다. 알뜰폰의 30대 이하 신규가입 비중은 2013년 10% 미만에서 올해(1~8월) 48%에 육박했다. 렌탈 직영몰은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5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손 담당은 "이달까지 연간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고, 내년 목표는 200억원 이상으로 올려잡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오프라인 영업 관행의 틀을 바꾸는 노력인 만큼, LG헬로비전 비대면 채널의 확장 영역은 넓다. 케이블TV·인터넷은 직영몰 셀프 가입에 이어 원하면 설치까지 직접 할 수 있는 완전 비대면 가입환경을 완성하고, 렌탈은 기존의 가전 중심에서 가구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는 동시에 일시불을 도입하는 등 결제방식 다양화에도 나선다. 알뜰폰의 경우 e심이 불러올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손 담당은 "유심 구입·배송 절차마저 사라지면서 번호이동이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알뜰폰에는 큰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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