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는 모빌리티 보다는 생산과 발전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해 있었다. 포스코홀딩스가 수소환원기술 비전 모형을 선보였고, SK E&S는 수소 생산 핵심 설비 모형을 내놨다. 한화는 수소탱크와 수소 가스 터빈, 수전해시스템,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연료전지, 수소충전소 등을 전시했다. 한화는 수소와 함께 태양광 모듈도 함께 선보였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던 천연가스가 급격히 줄면서 전기값이 급등, 에너지 안보에 비상이 걸린 유럽이 반면 교사다. 또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수소차가 뒷전이 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전기차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배터리 등 부품, 소재 가격이 뛰면 다시 수소차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긴 여정에 선로를 이탈하지 않고 레이스를 이어가기 위해선 다양한 대안들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지난 8월 말 발표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은 우리 에너지 현실을 좀더 충실히 반영했다는 평가다.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2030년 전원별 발전 비중은 △원전 32.8% △신재생에너지 21.5% △석탄 21.2% △LNG 20.9% △무탄소(수소+암모니아) 2.3%로 구성된다. 탈원전을 강조하며 원전 비중을 대폭 낮췄던 문재인 정부의 2030년 NDC(온실가스감축목표)와 비교하면 원전 비중은 8.9%포인트 오르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8.7%포인트 낮아졌다. 강점이 있는 원전 활용도를 높이고 취약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줄임으로서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에 대한 기대감도 여기서 나온다. 특정 에너지를 배제하지 않고 다양한 에너지원들을 실사구시적으로 활용하겠단 의지이기 때문이다.
한가지 걱정은 최근 시작된 전 정부 태양광 사업 비리 조사로 관련 업계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점이다. 일각에선 지난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원전 산업 생태계가 무너졌던 경험을 떠올리기도 한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제조업 비중이 큰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여건은 매우 열악하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원전 만큼이나 태양광도 중요하다. 이번 조사가 태양광 산업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보다 튼튼하게 제대로 키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하지만 초가삼간 다 태우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GBW 2022로 본 탄소중립 실사구시[광화문]](https://thumb.mt.co.kr/06/2022/10/2022102019030979847_1.jpg/dims/optim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