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 성장에 증시입성 잇따라…"옥석가리기 본격화 될 것"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10.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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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 성장에 증시입성 잇따라…"옥석가리기 본격화 될 것"


국내 CRO(임상시험수탁기관)가 잇따라 IPO(기업공개)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신약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임상시험을 대행하는 CRO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CRO 시장 성장 전망과 비교적 탄탄한 이익창출능력을 바탕으로 관련 기업의 증시 입성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다만 국내 CRO의 경우 대체로 중소 규모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또 향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일부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CRO의 경우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단 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티앤씨알오가 오는 26일부터 공모 일정에 돌입하는 가운데 한국의약연구소가 코스닥 상장심사를 청구하며 IPO 재도전에 나섰다.

최근 수년간 CRO는 국내 IPO 시장 단골손님으로 활약하고 있다. 2019년 노터스, 2020년 드림씨아이에스, 2021년 에이디엠코리아와 씨엔알리서치(스팩합병)가 코스닥에 입성했다. 올해 IPO 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에 대한 평가가 박한 편이지만 디티앤씨알오와 한국의약연구소가 도전장을 냈다.



디티앤씨알오는 설립 6년차 CRO로, 최근 실적 성장이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30억원,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64%, 270% 늘었다. 생동성시험(생물학적동등성시험), 동물 대상 비임상시험,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제공한다. 다각화된 임상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약연구소는 2010년 6월 설립한 CRO 업체다. 지난해 매출액은 192억원,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0.3%, 203.2%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올해 1월 철회한 데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국내 CRO 업계는 여러 바이오 벤처의 신약 개발에 힘입어 지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1~2년간 코로나19(COVID-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며 임상 시험 위탁 수요가 증가한 측면도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여러 CRO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그중 외형을 키우고 의미 있는 수준의 이익을 내기 시작한 CRO가 줄줄이 IPO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CRO 시장 규모는 2019년 15억2768만달러(약 2조1901억원)에서 2027년 33억1737만달러로 연평균 10.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신약 개발 시장은 2021년 2280억달러에서 2026년 3044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엔 국내외에서 AI(인공지능)를 통한 신약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향후 관련 시장 성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 여파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 CRO 기업의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은 공모시장 투자자가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수 CRO가 IPO 등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향후 국내 시장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역량을 갖춘 CRO 위주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 CRO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전반적으로 국내 CRO 시장이 한 단계 성장했다 볼 수 있다"며 "거기다 꾸준히 늘고 있는 신약 개발 모멘텀까지 반영되며 여러 CRO가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장이 커지고 여러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질적 경쟁이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각 CRO마다 어느 정도 수준의 시험 및 분석 노하우를 가졌는지, 또 얼마나 다양한 의약품과 시험 영역에서 GLP(우수실험실운영) 인증을 보유했는지, 원가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등에 따라 도태되는 기업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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