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다둥이 엄마 삶 보니…'저출산' 이유 있네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2022.10.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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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가족재단, 다자녀가구 실태조사 보고서
세자녀맘, 비정규직 11.8%…두자녀맘의 1.3배

서울에 거주하는 부모 중 자녀 수가 많을수록 여성의 고용이 더 불안정하고, 이직 횟수도 증가하며, 자녀 수 증가에 따라 성별 임금 격차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가사, 돌봄노동을 합한 총 노동시간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돼 양성평등한 돌봄을 지원하는 정책이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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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여성가족재단의 '서울시 다자녀 가구 실태조사 및 정책 개선 방향' 보고서를 보면 세 자녀 가구의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은 11.8%로 두 자녀 가구(8.6%) 응답자보다 1.3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지난 4~5월 서울에 거주하는 두 자녀 이상 가구의 양육자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에서 양육자의 65.9%는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며, 성별 차이를 보면 여성은 61.7%에 그친 반면 남성은 89.4%로 25%포인트 넘게 차이가 났다. 여성 양육자의 월평균 개인소득은 약 292만원, 남성은 약 463만원으로 남성 대비 여성 양육자의 임금 비율은 58.7%로 조사돼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이직 경험의 경우 첫째 양육 이후 현재까지 첫 번째 직장을 유지 중이라는 응답은 43.1%였으며 한 번 이직했다는 응답은 26.3%, 두 번 이직했다는 응답은 16.5%였다. 자녀 수가 3명 이상인 응답자가 첫 번째 직장을 유지 중인 경우는 30.3%로 2명인 응답자의 46.9%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 돼 자녀를 많이 낳을수록 경력단절이 될 가능성도 컸다.



다자녀 맞벌이 가구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긴 시간 노동을 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취업노동시간, 가사노동시간, 돌봄노동시간 등을 합한 총 노동시간을 계산한 결과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취업노동시간은 1.7시간 짧았다. 하지만 가사노동시간은 1.1시간, 돌봄노동시간은 1.6시간 더 길어 총 노동시간은 15.1시간으로 하루 평균 1시간의 노동을 더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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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녀가구 부모들은 노동시장에서뿐만 아니라 경제, 주거, 돌봄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응답자의 39.6%는 자신의 가구가 '중하층'에 속한다고 생각해 가장 많았다. '중층'에 속한다는 응답은 36%였다. 특히 두 자녀 가구의 '중상층'이라는 응답은 12.2%인 반면 세 자녀 이상 가구가 '중상층'이라는 응답은 7%로 비교적 낮게 나타나 아이가 많을수록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거 현황을 보면 아파트 거주가 69.1%로 가장 많았으며, 주택 점유 형태는 자가가 55.4%로 가장 많았다. 주거환경 중 주거지 주변의 문화 및 체육 환경, 공공돌봄 기관 접근성, 면접에 대한 만족도는 낮아 '아이 돌보기 좋은 환경'에 대한 요구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뉴스1/사진=뉴스1
재단 연구진은 "다자녀 가구 지원을 위해서는 다자녀에 따른 돌봄 부담 및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교육 인프라 확충, 양육자의 일자리 유지를 위한 정책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재취업 지원과 함께 다자녀 양육자의 고용 단절을 예방하는 정책 강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양성평등한 돌봄 참여를 목표로 양육자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성별에 따른 자녀 양육의 어려움과 정책 수요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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