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포장 아닌 첨단기술…반도체 초미세화 경쟁에 '후공정' 뜬다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2.10.20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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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포장 아닌 첨단기술…반도체 초미세화 경쟁에 '후공정' 뜬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반도체 공정 마지막 단계인 후공정(OSAT)이 주목받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위주인 한국 반도체 산업을 시스템반도체로까지 확장하기 위해서는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생태계에 필수적인 후공정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초미세화 경쟁이 심화되면서 후공정 중요도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세계 반도체 패키징 시장 규모는 올해 269억달러(약 38조4000억원)로 전망된다. 연평균 6.5% 성장률을 보이며 10년 후인 2032년엔 506억달러(약 72조2315억원)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다.



반도체 제조 공정은 크게 실리콘 웨이퍼 원판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전공정과 패키징·테스트로 이뤄진 후공정으로 나뉜다. 패키징은 제조된 반도체를 기판이나 전자기기 등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포장하는 과정이고 테스트는 반도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그간 반도체 기업들은 전공정에서 회로 선폭을 좁혀 성능 향상을 이뤄왔지만 최근 들어 나노미터(nm, 1nm는 10억분의 1m) 단위의 반도체 초미세화 경쟁이 심화되면서 회로 선폭을 줄이는 것만으론 성능 개선에 한계가 왔다. 2.5D, 3D패키지 기술 등 첨단 패키징 기술을 적용하면 과거보다 더 많은 데이터 양을 처리할 수 있고 전기전달 속도도 높일 수 있다.



코로나19(COVID-19)이후 파운드리 수요가 급증한 것 역시 후공정 위상을 강화했다. 소품종 대량 생산체제인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제조사가 직접 후공정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인 파운드리 분야에선 후공정을 전문 업체에 맡겨 '파운드리 생태계'를 구축하는 경우가 흔하다.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1위 업체는 대만 TSMC인데, 후공정 점유율 상위 10대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대만 기업이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선 한국 역시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를 위해 후공정까지 이어지는 '생태계'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파운드리 분야에서 2030년엔 TSMC를 제치겠단 목표를 세운 삼성전자 (77,000원 ▲700 +0.92%) 역시 공정혁신에 더불어 차세대 패키징 적층 기술 개발 역시 강화하고 있다고 이달 초 삼성파운드리포럼 2022에서 밝혔다.


한국의 후공정 대표 기업으론 하나마이크론, 네페스, 엘비세미콘 등이 있다. 정부도 후공정 중요도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인 18일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을 기존 100개에서 150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패키징 후공정을 포함시켰다.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시스템반도체와 후공정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회로 선폭을 줄이는 방법의 공정 개선엔 한계가 왔다"며"반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해 패키징 등 후공정에서도 첨단기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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